
올해들어 최악의 황사가 덮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와 목동의 빌딩숲이 황사먼지에 쌓여 뿌옇게 흐려있다. 연합
할인점·약국 마스크 불티나
화학회사 보안경 착용 지침
피부·호흡기 질환자들 애로
황사경보 강화 가능성 낮아 20일 올 들어 가장 강한 황사가 전국을 뒤덮었다. 기상청은 이날 낮 경상남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황사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중국 내몽골과 고비사막 등에서 발생한 황사가 강한 북서풍을 타고 남동진하면서 20일 오전 우리나라에 상륙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천안 지역에서 관측된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는 648㎍/㎥까지 올라갔고, 서울 393㎍/㎥, 강화 457㎍/㎥, 군산 426㎍/㎥ 등으로 관측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20일 오후 2시를 정점으로 황사 농도가 낮아졌다”며 “황사경보로 강화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중국 쪽에서 황사가 새로 들어올 가능성은 적어 21일에는 황사 농도가 다소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사주의보는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500㎍/㎥를 넘는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1000㎍/㎥을 넘으면 황사경보로 강화된다. ◇ 학교 및 기업도 몸살?=올 들어 최악의 황사가 닥치면서 일부 지역 학교에서 단축수업을 시행하는 등 전국이 ‘황사 바람’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인천시 교육청은 이날 낮 12시께 황사주의보가 내려지자 500여 유치원, 초·중·고교에 단축수업 등을 하도록 긴급히 지시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206곳과 유치원 대부분이 오후 수업을 하지 않고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중·고등학교도 밖에서 하는 수업을 자제했다. 서울시 교육청 등 각 시도 교육청도 이날 관할 초·중·고교에 공문을 보내 체육활동과 실외학습 등 모든 실외활동을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기업들도 황사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나섰다. 울산 엘지화학은 맑은 공기를 주입시켜야 하는 고급 시트지 생산공정에서 불량품을 막기 위해 공기정화 필터를 교환했다. 현대중공업은 야외 작업자들의 호흡기 질환을 막기 위해 특수 입마개와 보안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 황사 예방 상품·약품 불티=대형 할인점과 슈퍼마켓, 약국 등에는 입마개 등 ‘황사 용품’을 사려는 이들이 몰렸다. 유통업체들은 공기청정기, 유모차 커버 등을 갖춰 발빠르게 황사 마케팅을 벌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스크, 선글라스, 구강세정제 등 제품들이 평소보다 2~3배 가량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에선 입마개가 없는 시민들이 손이나 옷깃으로 입을 가린 채 종종걸음을 쳤다. 강남 테헤란로 지역의 직장인들은 몇 블록 건너 빌딩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황사가 일자 가까운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거나 외출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아토피나 호흡기 질환자들은 먼지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학 4학년생 장아무개(21)씨는 “황사가 오면서 가렵고 피부가 벌게진다”며 “연고도 바르고 피부 보습제도 바르지만 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호을 김남일, 인천 울산/김영환 김광수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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