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및 신고농가
4곳으로 늘어…이대통령 정읍 방문 방역지연 논란도
전북 정읍 고부 오리농장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추가로 발생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8일 “지난 6일 오리 집단 폐사가 신고된 정읍시 고부면 오리농장에 대한 검사 결과, 조류 인플루엔자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고병원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 오리농장은 두번째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정읍시 영원면 오리농장과 4.5km 떨어져 경계지역(반지름 10km) 안에 있으며, 이 농장의 오리 1만8천마리는 이미 살처분됐다. 이로써 이날까지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인된 곳은 전북 김제시 용지면 씨암탉 농장과 인근의 오리농장, 정읍시 영원면과 고부면의 오리농장 등 모두 4곳으로 늘어났다. 또 정읍시 영원면 후지리의 오리농장에서도 지난 7일 430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농식품부가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정부는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생계가 곤란해진 농가에 최대 1400만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이동제한 조처로 손해를 본 농가들의 생산물을 정부가 수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북도도 방역과 매몰작업 등을 위해 도의 자체 예비비 4억7천만원을 긴급 투입했다. 이와 별도로 전북도는 행정안전부로부터 특별교부세 10억원을 지원받아 피해가 큰 전북 정읍과 김제 지역에 각각 5억원을 배분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전북 정읍시를 방문해 피해지역을 직접 살폈다. 이날 오전 케이티엑스(KTX) 열차편으로 정읍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정읍시청 상황실을 찾아 피해현황 등을 보고받고 철저한 방역대책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읍시 영원면 후지리의 방역초소를 방문하고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정읍시 영원면 후지리는 7일 오리 떼죽음 신고가 들어온 전 아무개씨 농장이 있는 곳이어서, 대통령의 방문이 오히려 방역 등에 지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씨 농장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정읍시 영원면 앵성리에서 2.7㎞ 가량 떨어져 있어 위험지역(반지름 3㎞) 안이다. 대통령의 방문으로 가금류 살처분 과정이 하루 지연됐고, 보고를 준비해야하는 직원들이 제대로 일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조류 인플루엔자 질병 성격상 위험지역 등을 이동하는 게 좋지 않고, 경호 등으로 대규모 차량이 왔다갔다 하면 방역대책과 처리를 하는 데 지장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김수헌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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