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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리점 가업’ CEO 공부로 잇는다

등록 2008-04-09 21:50

김용준(58)씨와 아들 보중(29)
김용준(58)씨와 아들 보중(29)
“20년 가전점 계승” 서울대 경영자과정 입학한 김보중씨
전자제품 대리점을 대물림하는 부자가 업계에서 화제다. 김용준(58)씨와 아들 보중(29)씨가 그 주인공이다. 재벌가의 2, 3세 경영승계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소규모 자영업 대물림이 뭐 그리 대단해서일까.

아버지 김씨는 20년 넘게 서울 강남에서 삼성전자의 알짜배기 대리점으로 꼽히는 ‘은마유통’을 운영해 업계의 소문난 실력자다. 지난해 디지털프라자 용인점으로 옮긴 뒤에도 강남에 미치진 못하지만 이전의 배에 가까운 수억원대의 한달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2005년 대대적으로 도입한 고객관계관리(CRM) 기법도 김씨가 스스로 개발한 노하우를 반영한 것이다. 무차별적으로 전단을 뿌리고 풍선 등으로 요란하게 장식해 호객을 하는 게 대리점 마케팅의 전부였던 1990년대부터, 김씨는 체계적인 판촉프로그램을 실행했다. 한 사람의 고객을 잡기 위해 적어도 3~4개월 동안 공을 들여 맞춤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정보통신업체에서 2년 가까이 일했던 보중씨가 아버지의 뒤를 잇기로 한 것도, 전자제품 대리점이 더 이상 ‘구멍가게’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으로서 도전할 만한 사업이라는 판단에서다.

“아침 9시부터 청소하고 제품을 닦으며 손님 맞을 채비를 하는 아버지 모습을 20년 넘게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저런 열정으로 하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보중씨는 최근 서울대 경영대학원과 삼성전자가 손잡고 개설한 ‘차세대 경영자 과정’에 입학했다. 이론학습과 함께 현장 실습과 한달 합숙, 일본 유통현장 견학 등 빡빡한 일정으로 짜여진 5개월짜리 프로그램이다.

아버지가 평생 일궈온 대리점을 이어받는 건 보중씨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가 이번 과정이 끝나도 또다른 회사에 들어가 경험을 더 쌓으려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버지 또한 “강남점에서부터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이 10명이나 있다. 단지 내 아들, 사장 아들이라고해서 그런 직원들의 리더가 될 순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택가에서 가까운 장점을 활용해 디지털프라자를 동네 어린이들이나 청소년이 쉽게 디지털기기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온라인 매장도 더 강화하고 싶어요.” 보중씨의 머리 속에는 벌써부터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친다.

글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사진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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