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최초의 역사적인 우주비행에 나선 이소연씨가 8일 오후(현지시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내 에네르기아사에서 열린 보고식에서 소유즈 로켓으로 향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우주인공동취재단
합의된 국제적 우주인규정 없어 혼란 부추겨
한국인 최초로 이소연씨가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로 향했지만 우주인 자격에 대한 합의된 국제적인 기준이 없어 단순한 우주비행 참여자 아닌가 하는 논란을 낳고있다.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미항공우주국(NASA)측은 지난 8일 카자흐스탄에서 쏘아올려진 소유스 TMA 12호에 탑승한 이소연씨를 `선장(Commander)' 세르게이 볼코프(34), `비행 엔지니어(Flight Engineer)' 올레그 코노넨코(43)와는 달리 `우주비행 참여자(spaceflight participant)'로 분류했다.
특히 NASA측은 우주여행 회사인 `스페이스 어드벤처'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에 오른 최초의 우주 여행객 데니스 티토를 비롯해 지난해 4월 7일 발사된 우주선의 찰스 시모니 등 지금까지 배출된 5명의 우주여행객을 `우주비행 참여자'로 분류, 이소연씨 역시 260억원을 들인 `우주관광객'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있다.
그러나 NASA측은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러시아, 일본, EU 등 16개 나라 이외의 우주인에 대해서는 모두 `우주비행 참여자'로 분류하고 있어 미국측의 우주인 분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러시아는 우주공간에서 수행할 임무와 관련된 훈련을 일정기간 이수하면 우주인 칭호를 부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경우 대기권 밖에서 고도 80㎞ 이상을 비행하는 사람들에게 우주인의 지위를 주고 있는 등 국제적으로 합의된 우주인 분류 규정도 없는 형편이다.
다만, 특정한 전문 임무를 부여받아 임무 수행에 필요한 훈련을 받고 우주비행에 나선 우주비행 참여자와 개인적인 비용을 지불하며 단순 우주관광에 나선 우주비행 참여자와는 구분해서 봐야한다는 게 정부나 항우연측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우주인을 ▲선장, 우주비행사(Commander & Pilot) ▲임무 전문가(Mission Specialist) ▲우주실험 전문가(Payload Specialist) ▲상업적 사용자 및 관광객(Commercial Users& Tourist)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항우연측은 이소연씨를 우주실험전문가 그룹으로 분류했다.
항우연 이규수 홍보팀장은 "260억원의 비용을 들인 일회성 이벤트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억만장자들이 개인비용으로 떠난 우주비행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며 "이소연씨는 각종 과학실험 등을 위해 1천800시간의 훈련을 받고 우주로 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우주인이 우주비행 참여자 지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ISS 건설 등 국제우주 협력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일본의 경우 지난 10년간 30억달러(2조7천8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유인우주시설인 `키보'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내는 등 우주 개발의 한 주체로 자리매김한 상태이다.
항우연의 한 선임연구원은 "이제서야 비로소 유인 우주개발 시대의 첫 걸음을 내디딘 상태로 우주정거장 건설은 물론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린 우주 선진국과 단순히 비교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한국 첫 우주인 탄생을 계기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우리 기술로 우리 우주인을 쏘아올릴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석이 기자 seokyee@yna.co.kr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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