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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명관 “삼성생명 28만주 실소유주는 이건희 회장”

등록 2008-04-10 17:52수정 2008-04-10 18:32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이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생명 주식 차명 보유 사실을 밝힌 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이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생명 주식 차명 보유 사실을 밝힌 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회견서 고백 “총선에 누 끼칠까 염려…누구와도 조율 없었다”
삼성그룹 비서실장, 삼성물산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한 현명관(67)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이 10일 삼성생명 주식 28만여주를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제주도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를 비롯해 여러 차례에 걸쳐 그간 제 명의로 된 삼성생명 주식이 실질적으로 제 소유라고 일관되게 말씀드려 왔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고백했다.

현 위원장은 "40년 가까이 삼성그룹에 몸담아왔던 사람으로서 그동안 저는 그룹에 속해 있을 때는 물론이고 그룹을 떠나서도 그룹과의 의리와 신의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 자위해 왔다"며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제 불찰이며, 설사 법적인 책임이 없다손 치더라도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의 명의로 된 삼성생명 주식은 액면가 5천원짜리 28만800주로, 1988년 신라호텔 전무 당시부터 줄곧 차명으로 보유해 왔고, 실제 소유주는 '그룹 오너(이건희 회장)'라고 현 위원장은 밝혔다.

현 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차명 보유 사실을 공개한 점에 대해 "총선 전부터 사실을 공개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총선에 조금이라도 누를 끼칠까 염려해 총선이 끝난 시점을 택했다"며 "사실 공개와 관련해 어느 누구와도 사전 조율은 없었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또 "4.9총선에서 아쉽게도 한나라당은 도민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며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백의종군해서 고향 제주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1개월여 전 삼성 특검에 소환돼 문제의 삼성생명 주식 차명 보유와 관련한 조사를 받았으나 그 때도 역시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 위원장은 1993년 삼성그룹 비서실장에 이어 1996∼2001년 삼성물산(주) 총괄대표이사 부회장, 2000년 삼성의료재단 이사장, 2001∼2006년 삼성물산(주) 대표이사 회장, 2003∼2005년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장 겸 부회장 등을 지냈다.

한편 삼성 관계자는 이날 현 위원장의 '고백'에 대해 "언론보도를 통해 다 나온 사실들 아니냐. 현 위원장도 결국 같은 맥락의 이야기"라는 취지로 반문하며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차명으로 관리해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뒤 현 위원장이 이날 함께 언급한 특검 조사 당시 자신의 '허위 진술' 고백 등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았다.


[일문일답] 현명관 위원장 “무거운 짐 내려놓고 싶었다”

1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28만여주의 실제 소유자가 이건희 회장이라는 사실을 고백한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사실 대로 말하는 것이 삼성을 위해서도 좋고, 또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4.9총선에서 제주지역 한나라당 후보들이 참패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자청한 현 위원장은 '도민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차명보유 사실을 공개하고, 제주도당 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삼성특검 조사는 받았었는가.

▲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1개월쯤 전에 특검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문제와 차명계좌 등에 대해 성심성의껏 답변했다. 그러나 그 때에도 내 명의로 된 삼성생명 주식의 실제 소유자는 나라고 거짓 진술했다.

-- 왜 이 시점에서 번복하는 내용을 발표했는가.

▲ 4월 23일이면 삼성특검이 완료되고, 20일쯤에는 특검 결과가 공식 발표될 것으로 안다. 어떻게 발표될지는 몰라도, 차명 보유 11명 가운데 내가 포함돼 있다. 사실 그대로 말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이고, 삼성을 위해서도 사실 대로 말하는 것이 도리이고, 또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었다.

-- 차명 보유한 구체적인 내용은.

▲ 삼성생명 주식 28만800주이다. 액면가는 5천원으로 계산하면 14억여원쯤 될텐데, 시세는 나도 모르겠다. 상당한 액수일 것이다.

-- 실제 소유주는 누구인가.

▲ 그룹 오너의 것이다.

-- 그룹 오너라면 이건희 회장을 말하는 것인가.

▲ 그렇다.

-- 언제부터 차명으로 보유해왔는가.

▲ 1988년부터이다. 이병철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이었다. 당시 나는 신라호텔 전무로 있었다. 그 때 차명 관계 얘기가 처음 나왔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차명으로 보유해 왔다.

-- 에버랜드 전환사채와 연관된 일은 없는가.

▲ 에버랜드와는 전혀 무관하다. 그 문제는 특검에서 정확히 밝힐 것으로 안다.

-- 1988년 차명 보유 추진 당시 이건희 회장이 알고 있었는가.

▲ 이건희 회장과는 당시에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 당시에는 회장도 아니었다. 당시에는 비서실장과 얘기가 오갔다. 이건희 회장은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 오늘 발표와 관련해 사전에 의견을 나눈 사람은 없는가.

▲ 어느 누구와도 얘기한 적이 없다. 총선 전부터 사실을 밝힐 생각이었지만, 총선을 치르는 한나라당과 후보들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염려해서 총선이 끝난 시점을 택했다.

-- 지금 심정은.

▲ 홀가분하다.

홍동수 기자 dshong@yna.co.kr (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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