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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명관씨, 20년간 숨긴 ‘차명주식 고백’ 왜?

등록 2008-04-10 22:10수정 2008-04-11 01:49

자신은 “무거운 짐 내려놓고 싶어서”
삼성 “이회장은 몰랏다는 근거” 해석
현명관(67) 전 삼성물산 회장이 자신이 지닌 삼성생명 주식의 실제 주인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라고 뒤늦게 밝힌 이유는 뭘까?

현씨는 “특검 발표 이전에라도 도민에게 사실 그대로 말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이고, 삼성을 위해서도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도리이고, 또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특검팀이 현씨를 비롯한 전·현직 임원 11명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16.2%(324만4800여주)의 실제 주인이 이 회장이라고 확인한 사실을 뒤늦게 기자회견 형식으로 밝히자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씨 말대로 수사 결과 발표 전에 미리 해명해 부담을 덜려 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현씨는 현직 임원보다는 삼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처지여서 이번 기회에 부담을 털려 했다는 것이다. 현씨가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의 차명 의혹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의 제주도지사 후보로 출마할 때부터 여러 번 제기된 바 있다.

현씨가 거짓 진술로 특검 수사를 방해한 혐의가 없지 않지만, 차명보유만으로는 형사 책임을 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 또다른 동기가 있지 않으냐는 풀이도 나온다. 이 회장의 2차 특검 출석 하루 전날 이 회장이 차명주식과 무관한 것을 강조해 삼성 쪽 해명을 강화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씨는 “당시 이 회장과 아무런 얘기가 없었고, 그때 회장도 아니어서 (삼성생명 주식 차명 분산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씨가 명의신탁 요청자로 지목한 이병철 전 회장의 비서실장 소병해씨는 2005년 숨져, 이와 관련한 자세한 조사도 어려운 상태다.

삼성 전략기획실의 한 간부는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이제까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나온 보도 내용과 다를 바가 없지 않으냐”며 “현 전 회장이 발언하기 전에 그룹 쪽과 상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간부는 그의 발언을, 이 회장이 주식 차명보유에 별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해석했다.

한편, 현씨가 이날 밝힌 28만800주를 차명으로 보유한 시점은 주목할 만하다. 1980년대에 삼성생명이 유상증자를 한 경우는 88년 9월24일 한 차례뿐이다. 당시 삼성생명은 자본금을 30억원에서 60억원으로 유상증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88년 유상증자 과정에서 삼성화재 등 기존 주주가 실권한 주식을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임원 명의의 차명으로 관리한 것 같다”며 “이 회장의 우호지분 확보 차원뿐 아니라 삼성생명 상장을 염두에 둔 다목적 성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특검팀이 삼성 쪽 해명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주식을 산 돈이 개인 돈인지 회사 돈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생명 주식에 대한 자료가 금융기관에도 90년대 초반까지밖에 없어, 특검팀은 돈의 성격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제규 김영희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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