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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건희, 횡령죄로도 처벌 가능성

등록 2008-04-11 23:43수정 2008-04-12 13:08

삼성전자 차명계좌 130억 회삿돈인 듯
이건희 삼성 회장은 11일 오후 특검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미리 준비했던 메모지를 꺼냈다. 이 회장은 “도의적의든 법적이든 모두 책임을 지겠다”며 ‘경영체제 및 경영진 쇄신 문제’를 언급했다. 이는 수사 발표를 앞두고 자신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고 삼성 나름대로 ‘쇄신책’을 내놓으면서 형사처벌 수위와 범위를 최소화해 보려는 의도로 비친다.

“총수로서 계열사에 영향력 행사”
에버랜드 넘어 SDS 배임까지 덜미

이날 조사로 사실상 수사의 ‘마침표’를 찍은 특검팀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뿐 아니라 삼성에스디에스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발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 회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애초 이 회장은 에스디에스 발행 사건 당시 경영진은 아니었지만, 그룹 총수로서 계열사인 에스디에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실상 이사’에 해당돼, 기소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두 사건 모두 이 회장의 ‘직할 부대’인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가 주도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특검팀 관계자는 “무혐의 처분을 한 이(e)삼성 사건을 비롯해 경영권 승계 전반을 사실상 구조본이 개입하고 주도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형사처벌과 관련해 남은 최대 관심사는 비자금 수사다. 특검팀은 금감원에서 넘겨받은 차명계좌 700개의 조사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임원들에게 대규모 성과급이 지급된 2004년 8월에만 삼성전자가 130억원을 차명계좌에 입금한 단서를 잡았다. 이 돈은 수십억원 단위의 당좌수표들로 나뉘어 차명계좌에 입금돼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데 쓰였고, 이로부터 나온 배당금이 모두 현금으로 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삼성전자가 2003∼2005년 성과급을 가장해 이런 식으로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차명계좌에 있는 돈이 모두 이 회장의 상속 재산 등을 불린 것으로, 계열사에서 나온 비자금은 아니라는 삼성 쪽 해명과는 어긋나는 것이다. 조사 결과, 이 돈이 회삿돈을 빼돌린 비자금으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이 이날 “아랫사람한테는 선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은 이학수 부회장이나 김인주 사장뿐 아니라 실무진들에 대한 형사처벌 최소화를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나 김 사장은 기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4시간30분 가량 조사를 받은 뒤 저녁 6시50분께 돌아갔다. 출석에 앞서 삼성 쪽 변호를 맡은 이완수 변호사는 “이 회장이 돌아갈 때 국민에게 할 말이 있을 것”이라며 ‘준비된 발언’을 예고했다. 이날도 특검 사무실 주변에는 삼성 에스디아이 해고 노동자 등이 “이건희를 구속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귀가하는 이 회장을 취재하는 사진기자들의 카메라를 막는 ‘과잉 경호’를 벌여, 기자들로부터 거세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


고제규 김성환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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