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송유관에서 기름을 몰래 빼내려던 40대 남자가 자기가 판 땅굴이 무너지는 바람에 매몰돼 숨졌다.
12일 오전 2시43분께 경북 경주시 외동읍 구어리 S모텔 지하 단란주점에서 이모(42) 씨 등 3명이 땅굴을 파고 인근에 매설된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려던 중 이씨가 갑자기 무너진 흙더미에 깔렸다.
사고가 나자 공범 정모(34) 씨 등 2명이 소방서에 바로 신고를 해 119구조대가 구조 작업을 벌였으나 이 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씨 등 2명은 현장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결과 이들은 부도가 나서 영업을 하지 않는 이 모텔 지하에 송유관이 매설돼 있는 것을 알고 지난 1일부터 모텔측에 단란주점을 운영하겠다며 지하공간을 빌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하층 벽을 10m 가량 뚫어 송유관까지 접근해 전기 드릴로 구멍을 뚫어 파이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유증기가 새어나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 씨가 뚫린 송유관에서 새나온 유증기에 질식된 상태에서 땅굴이 무너져 매몰된 것으로 보고 정 씨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경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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