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 교미장면 국내에서 처음 촬영된 산양의 교미 장면(왼쪽)과 교미를 끝낸 뒤 어디론가 가는 모습.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해 11월6일 월악산에서 무인센서카메라로 찍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제공
지난해 방사 10마리 야생적응
“등산객 소음 번식 방해 우려”
“등산객 소음 번식 방해 우려”
희귀 포유류인 산양은 흔히 한 곳에 정착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수컷은 매우 넓은 지역을 행동권으로 두고 이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의 주 서식지가 등산객이 몰리는 정상 부근과 일치하는데다 교미기가 단풍 행락철과 겹쳐 번식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3일 지난 한햇동안 월악산에 방사한 산양 2마리의 위치를 위성추적한 결과, 암컷의 행동권은 약 3㎢인데 견줘 수컷은 이보다 훨씬 넓은 49㎢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산양은 높은 산 바위벼랑에서 평생 거의 이동하지 않고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조사 결과 수컷은 무리생활을 하는 암컷과 달리 단독생활을 하며 교미기에 암컷을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한 수컷은 해발 600m 이상의 봉우리 4개를 넘나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암컷의 번식지는 탐방객들이 몰리는 등산로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양의 교미기는 9~10월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 단풍 탐방객이 몰리는 11월에도 교미가 이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손장익 공단 산양연구팀장은 “단풍철에 번식행동을 방해받을 수 있음이 드러나 탐방객의 접근과 소음을 막을 계도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은 오대산 국립공원 큰구지리계곡 일대에서 산양이 서식하고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산양은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과 천연기념물 217호로 보호받는 동물로서, 비무장지대, 양구·화천, 설악산, 울진·삼척 등에 690~740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월악산에는 10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지난해 공단이 유전적 다양성을 위해 10마리를 방사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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