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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교장들 입김 ‘학운위 선거’ 쥐락펴락

등록 2008-04-13 21:22

교장들 입김 ‘학운위 선거’ 쥐락펴락
교장들 입김 ‘학운위 선거’ 쥐락펴락
교원위원 최다득표자 ‘탈락’ 코드맞는 후보만 임명
일부 사립학교 ‘파행’…학부모 후보에 사퇴 종용도
서울 ㅇ고등학교는 지난달 19일 교직원 60여명이 모여 학교운영위원회 교원위원 투표를 했다. 3명을 뽑는 선거에 7명의 후보가 나와 ㅎ 교사가 22표를 얻어 최다 득표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는 교원위원에서 탈락됐다. 최종 임명 권한이 있는 학교장의 결정에 따라 다음으로 득표수가 많은 교사 3명이 교원위원로 선출됐다. 투표에 참여한 ㅇ고 교사들은 “이럴 거면 왜 투표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의 ㅊ고교도 지난달 15일 교원위원 선거에서 14명이 후보로 나와 ㅁ 교사가 38표를 얻어 최다 득표를 했지만 교원위원으로 선출되지 못했다. ㅇ고와 ㅊ고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교사들은 모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다. ㅇ고 교감은 “규정에 학교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는 만큼, 교원위원을 꼭 득표순으로 선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인 김아무개씨는 얼마전 학교운영위 후보로 등록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학부모위원 선출일을 앞두고 교장이 김씨와 다른 학부모 2명을 불러 “학운위원에게는 경험이 중요하니 지난해 하셨던 분들이 계속 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떨어지면 아이들 보기도 창피하니 되도록 선거는 피하도록 하자”고 사실상 사퇴를 강요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처음엔 학부모들 모두 사퇴를 거부했지만 다음날 아이가 교장실에 불려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국 학부모 한 명은 사퇴를 했다”며 “아이 문제가 걸린 상황에서 계속 고집을 피우기는 힘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얻고도 교원위원으로 선출되지 못하거나, 운영위원으로 출마한 학부모에게 학교장이 사퇴를 종용하는 등 일부 학교에서 학교운영위 선거가 파행을 겪고 있다. 학교운영위는 예·결산, 급식, 학칙 제정, 교육과정 등 학교 운영의 전반에 참여하고 있는 법적기구로 학부모·교원·지역위원으로 구성된다.

조연희 전교조 사립위원장은 “국공립과 달리 사립의 경우 교장이 최종 임명권을 가지고 있어 득표순이 아니라 교장이 원하는 사람으로 위원이 채워진다”며 “폐쇄적인 사립이 그나마 공교육 기관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운영위가 제대로 작동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사립도 국공립 수준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자치위원장도 “교장이 학부모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명백히 불법인데도 아이에게 불이익이 갈까봐 학부모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며 “운영위가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유선희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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