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말이나 다음주초에
삼성특검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삼성그룹이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로 예정된 특검 수사결과 발표에 맞춰 그룹 경영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전략기획실 고위 임원은 13일 “특검 결과에 따라 형성되는 국민들의 여론 수위도 봐야겠지만 곧바로 조처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임원도 “회장님이 11일 그룹 경영체제와 경영진 쇄신을 검토하겠다고 한 발언은 총론적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회장님 본인이 쇄신안을 내놓겠다는 뜻이기 때문에 방안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차명계좌 등 불법이 명확히 드러난 부분의 재발 방지책과, 그룹 지배권 불법승계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법이 쇄신안에 담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은 이날 삼성 전략기획실의 이학수(62) 실장(부회장)과 김인주(50) 사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삼성전자가 2004년 입금한 뭉칫돈의 성격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삼성전자 전산센터에서 나흘째 특별성과급 지급내역 등 전산자료를 압수수색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의심을 가지고 수사했지만, 130억원이 입금된 계좌는 특검팀이 차명계좌로 분류한 계좌가 아니었다”며 비자금 의혹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앞서 12일 자신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28만여주의 실제 주인은 이건희 회장이라고 밝힌 현명관(67) 전 삼성물산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현 전 회장은 차명주식과 관련해 말을 바꾼 이유에 대해 “한나라당 도당 위원장을 사퇴하는 입장에서 2006년 텔레비전 토론에서 공개적으로 ‘삼성생명 주식은 내 것’이라고 얘기한 것이 도민들에 대해 신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번에 고백을 했다”고 말했다고 특검팀 관계자가 전했다.
1996년 에버랜드의 감사였던 그는 전환사채 헐값발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시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한 이사회에 참석한 기억이 없다”고 기자들한테 말했다. 그는 “(과거 검찰 조사에서)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진술한 적이 없다”며 “12년 전 일이라 전혀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3일 활동이 끝나는 특검팀은 이날부터 공소장 작성 등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윤정석 특검보는 “불법로비 의혹 수사는 사실상 종결됐다”며 “경영권 승계 등 전반적으로 제기된 의혹이 워낙 많고, 기록 검토와 공소장 작성 등에도 시간이 걸려 이르면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께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희 고제규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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