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다 바친 딸들인데.."
"내 인생 다 바친 딸들인데...난 이제 어떻게 살라고..."
태국 파타야 부근 해변에서 이틀 전 숨진 채 발견된 여성 2명이 한국인 쌍둥이 자매 박지희.미희(27)씨로 13일 확인되자 박씨 자매의 어머니 최모(56.대전시 서구 갈마동)씨는 실신 직전의 상태에서 오열을 거듭했다.
최씨가 두 딸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2006년 초로, 당시는 대전과 충남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공부를 더 하겠다"며 일본과 영국 등지로 갔던 딸들이 귀국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주소를 두고 모 백화점 등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때였다.
이후 딸들과 더이상 연락이 오가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그래도 '그저 잘 지내겠거니'하며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딸들의 안부와 관련해 점쟁이한테 물어보면 '아이들이 너무 똑똑해서 그런다. 잘 지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 그동안 아무 걱정을 안했다"며 "태국에 간 사실도 몰랐는데 이렇게 됐으니 난 앞으로 어떡하냐"고 눈물을 글썽였다.
금이야 옥이야 키워온 딸들이 영국으로 간 이후 남편 없이 직장을 다니면서 남은 큰 딸(30)과 막내아들(24)을 뒷바라지해온 최씨는 13일에도 직장에 출근했다 퇴근, 집에서 인터넷을 검색하다 태국에서 숨진 여성들이 박씨 성(姓)을 가진 27세의 한국인 쌍둥이 자매라는 뉴스를 접하고 '설마'하는 심정으로 연합뉴스에 전화를 걸어 숨진 여성들의 이름이 자신의 쌍둥이 자매와 똑같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너무 똑똑하고 영어에 일어까지 잘해 걱정할 일이 없었다"며 "연락이 없기에 다시 영국으로 갔나보다 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말했다.
이들 자매의 유족은 외교통상부 및 경찰과 시신을 수습할 방안을 협의중이며 빠르면 14일 오후 언니가 태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한편 박씨 자매는 지난 11일 오전 10시 파타야에서 약 30분 거리인 란 섬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13일 실시된 부검에서는 '특별한 외상이 없고 허파에 물이 많이 찬 것으로 미뤄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들은 2006년 태국으로 간 후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외교통상부는 확인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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