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호남전역으로 확산되나

전북 김제에서 제1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 10여일이 지난 가운데 전남 영암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인되고 의심 사례가 속출하면서 호남 전역으로 AI가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북 지역에서 AI 발생 방역대 안에서 감염된 오리가 3차례나 반출된 사실이 드러나고 전남지역에서도 AI 의심신고가 10여곳에 이르는 등 확산 조짐을 보여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14일 전남도와 전북도 등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전북 김제와 5일 정읍 등에 이어 전남 영암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인돼 인근 3㎞ 위험지역의 닭과 오리를 모두 살(殺) 처분 하는 등 AI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방역대 안에서 3차례나 감염 오리가 반출된 사실이 드러나고 유통업자들이 전북 6개 시.군 30여곳의 가금류 농장과 음식점을 드나든 것으로 확인돼 AI가 어디까지 확산될 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또 전남지역에서도 지난 13일 함평군 오리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돼 현재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하는 등 지금까지 집단폐사 등 AI로 의심돼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는 곳이 나주 3곳, 무안 2곳, 영암 5곳,함평 1곳 등 모두 11건에 이르고 있다.

집단폐사가 발생한 이들 농장의 경우 전남도 축산기술연구소 간이검사 결과 일반 질병으로 나타나는 등 AI 음성반응을 보였지만 정밀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함평과 무안의 경우 고병원성 AI로 판명된 영암 신북의 농장에서 50㎞ 이상 떨어진 곳으로 경계지역(10㎞) 범위를 벗어난 것이어서 전남도 전역으로의 확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AI와 전남 영암의 AI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전북 김제에서 반출된 감염오리도 현재까지 전남지역에는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AI가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방역대 안에서 감염된 오리가 유출된 전북의 경우와 달리 전남지역은 AI가 도내 전역으로 확산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전남지역에서 집단폐사 등 정밀검사를 의뢰한 농장들의 경우 전남도 축산기술연구소의 간이검사 결과는 패혈증의 한 종류인 '리메렐라'나 복합성 질환으로 나타나는 등 AI 항체음성 반응을 보였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따라서 집단폐사가 발생한 나주지역 3곳의 농장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15일이 돼야 전남전역 확산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대상들은 간이검사 결과 일반 질병 등 음성반응을 보인 경우여서 AI가 아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일단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사 결과가 나오는 15일이 지나야 AI 확산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