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성만
카약커 서성만씨 제주-평양 도전…허가 안되면 강화까지 1천㎞
14일 오전 7시, 제주의 50대 카약 애호가 서성만(50ㆍ제주시 노형동ㆍ사진)씨가 제주항에서 홀로 카약에 몸을 실었다. 서씨는 이날 오후 42㎞를 항해해 추자도에 들렀으며, 전남 보길도를 거쳐 서해안을 따라 평양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6월 1인승 카약을 타고 276㎞에 이르는 제주 해안을 일주하며 예행연습도 했다.
“직접 바닷길을 몸으로 부딪치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이번 탐험에 나서게 됐다”는 서씨의 탐험길에는 김동우(30)씨와 서울의 카약동호회 하준수(54)씨가 동행했다. 서씨가 탄 카약은 길이 4.3m, 너비 78㎝, 무게 28㎏짜리 1인승이다.
제주도에서 강화도까지 1천여㎞(직선거리 480㎞) 구간을 항해하는 도중에 북한 입국 허가가 나오면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령군을 거쳐 대동강을 따라 평양까지 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입국 허가가 나오지 않으면 강화도에서 마무리할 예정이다.
제주에서 강화도까지 항해기간을 17일 정도로 예상하는 서씨는 날씨가 나빠지면 예정보다 갑절 이상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항해의 성공 여부는 날씨 변덕이 심하고, 물살이 센 제주해협 통과에 달려 있다. “제주에서 보길도까지 80여㎞를 어떻게 돌파하느냐는 것이 이번 항해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라며 “보길도까지 하루 만에 갈 수도 있지만 기상 악화 등 변수를 고려해 추자도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 해경은 이날부터 항해가 끝날 때까지 서씨의 안전을 고려해 경비함정을 배치했다. 서씨는 항해 동안 잠은 뭍에서 텐트를 쳐서 자고, 식사는 김밥 등을 준비해 카약 안에서 먹거나 해안에 잠시 머물며 해결한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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