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애정표현의 한계 넘어”
대법원 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술에 취해 입양한 딸의 가슴을 만진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등으로 기소된 김아무개(43)씨에 대해 성추행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추행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김씨의 행위는 단순한 애정 표현의 한계를 넘어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으며, 일반인 입장에서도 추행으로 평가될 범죄”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술에 취해 잠을 자다 결혼 이듬해인 1996년 입양해 기른 딸(11)의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고, 이로부터 1년 전 아내를 때린 혐의(상해)로 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딸이 예뻐서 그런 것일 뿐 불순한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1심 재판부는 성추행과 폭행죄를 모두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의 행동은 아버지가 취중에 딸에게 한 애정 표시에 불과하다”며 성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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