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의 무법자 가정집으로 들어간 코끼리 20일 오후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한 코끼리 한 마리가 인근 식당에 들어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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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탈주소동에 “동물원 대신 코끼리를 초원으로” 요구 광고에서는 도심 빌딩숲 사이의 아스팔트를 들소나 야생동물이 질주하는 모습을 종종 소재로 삼는다. 도시와 문명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에게 야생동물의 질주는 “원시적 자유”의 상징이다. 각종 구속에 얽매인 도시인들이 꿈꾸는 자유의 표상이기에 이런 소재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야생동물의 질주를 바라보는 도시인들은 광고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거나 환호를 할까? 네티즌들의 반응 “사람도 공부하기 싫은데 코끼리는 서커스하기 오죽 싫겠나” %%990002%%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쇼를 준비하던 아기 코끼리 6마리의 탈출. 황사가 가득찬 도심에 날아든 ‘깜찍한 소동’만이 아니었다. 누리꾼은 ‘끔찍한 소동’으로 봤다. 코끼리의 ‘끔찍한 동물원 생활’을 걱정했다. 그래서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누리꾼은 이렇게 요구했다. “코끼리들 전부 고향으로 돌려보내라!!!” “사람도 공부랑 일하기 싫어서 난리인데, 코끼리는 서커스하기 오죽 싫겠냐? 전부 고향으로 돌려보내라!!!”(다음 sugarwink) “불쌍한 놈들. 얼마나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았으면 ㅉㅉㅉ. 밀림에서 뛰어놀던 놈들이 얼마나 답답하겠어. 에구~~”(다음 올챙겅주) “불쌍합니다…말 못한다고 구박이나 하고…아 넓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뛰놀고 싶어!!!”(네이버 pyranya) “안쓰럽네요…저 코끼리도 분명 가고 싶은 제 고향이 있을텐데…오죽했으면 유리창을 깨부쉈겠어요?”(다음 seo hyun joo) “불쌍한 코끼리들 꼭 교도소 가는 것 같아요” %%990003%% 누리꾼은 아기 코끼리들이 탈출한 동물원을 지적했다. “코끼리가 너무 불쌍해요…아무 죄없는 코끼리를…꼭 교도소 같은 곳에 가는 것 같아요…탈출도 얼마나 자유로 살고 싶었으면…”(다음 zz졸린zz) “평생을 동물원 창살속에 갇혀 사는 코끼리들. 저것이 생의 처음이나 마지막 외출이겠지....? ㅠ.ㅠ”(다음 이쁜강쥐) “죄없는 동물을 감옥에 가두어 놨으니 얼마나 스트레스가 쌓였을까요? 동물원이라는 건 죄없는 동물들에게 고통을 주면서까지 꼭 있어야만 할 이유가 없습니다. 모든 동물원을 폐쇄하고 더이상의 죄수 아닌 죄수들을 만들지 맙시다.”(엠파스 yepes123) 아기 코끼리들이 받았던 훈련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이날도 아기 코끼리들는 쇼를 준비하고 있었다. “가엾은 짐승. 얼마나 잔인한 훈련 받았을까. 사람들은 그 고통을 감탄하며 즐기도다!”(엠파스 soogij) “코끼리가 불쌍하네요…탈출했다고 또 조련사들에게 혼나겠죠”(다음 허브향기) “코끼리 너무 불쌍하네 ㅠㅠ;; 얼마나 힘들었으면…동물을 사랑합시다!!”(네이버 angelunion) “코권을 보장하라. 코끼리도 코끼리답게 살 권리가 있다” %%990004%%
누리꾼들은 웃을 게 아니라, 뉘우치자고 했다. “처음에는 피식하고 웃었는데…넓은 초원을 누비며 살아야할 짐승을 저렇게 가두고…훈련이라는 말로 학대당하는 짐승들…사람이라는 게 참 이기적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아침입니당…ㅠㅠ”(다음 vV호박Vv ) “동물원은 동물들을 미치게 합니다. 이런 탈출은 동물들이 항상 꿈꿔 왔을 것입니다. 이제는 코끼리를 비롯한 모든 죄없는 동물들을 풀어 주고, 돈에 눈이 어두워 그들을 동물원이라는 감옥에 가두어 놓고 학대한 사람들을 대신 가둡시다. 사람은 사람답게, 동물은 동물답게 살도록 내버려 둡시다.”(엠파스 yepes123) 그래서, 한 누리꾼은 경찰서로 끌려간 코끼리를 격려했다. “코끼리들아~ 잘들 놀다왔냐? 인간들의 놀이감 되어주기 힘들었을텐데 잘했다~! 그동안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텐데 그렇게라고 풀어야지~ 아주 잘했다!”(네이버 gundam3284) 누리꾼들은 최소한 코끼리의 권리강화를 촉구했다. “사람은 인권, 코끼리는 코권을 보장하라. 사람도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는데 코끼리도 코끼리답게 살 권리가 있다!!”(네이트 orange) “우리의 요구조건
1.일주일에 한번 이상 짝짓기회를 달라.
2.매일 한끼는 특식으로 해달라 (바나나 당근 딸기 수박 파인애플 등으로 짠 특식을 달라.)
3.하루 한시간 이상 티비시청 시간을 달라.
4.충분한 수면 시간을 달라. 오전 10시까지 푹 잘 수 있게.
5.한달에 일주일 이상 휴가를 달라.
6.아파트 입주권을 달라.
7.코끼리 보호특별법을 제정해 달라.
8.은퇴후 노후보장을 확실히 해달라.
9.위의 요구조건들이 충족될 때까지 쇼공연은 물론 일체의 식음을 전폐하고 농성을 계속하겠다.
서울 대공원 탈출 코끼리 일동”(엠파스 kipumege)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990005%%

푸른 빛이 도는 흰곰. 북극에 사는 이들은 순백의 털이 특징이지만, 동물원쪽이 수족관 물을 자주 갈지 않아 생긴 녹조가 묻어 이름뿐인 흰곰이 됐다.

해양동물인데도 민물을 채운 수족관에서 생활하는 바람에 눈병이 생겨 고생하다 결국 한쪽 눈을 볼 수 없게 된 잔점박이물범. 하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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