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적표를 확인한 뒤 절망한 학생. 이정아 기자
선거가 끝나자 한 건 크게 때렸다. 아무래도 이명박 정부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앞서 치고 나오기로 했나보다. 인수위에서 영어몰입교육으로 한 건 크게 때리더니 이번에는 우열반, 0교시, 심야보충으로 이것 저것 신경쓰지 않고 모두 풀어놓았다. 자율화 좋다고 갇힌 개 풀어놓다가 사나운 놈까지 함께 풀어버린 격이다. 그래놓고는 성숙한 시민들이 피할 수 있다고 팔짱끼고 있다. 이빨 드러내고 으르렁 대는 사나운 놈을 성숙한 시민이 얌전히 앉아 대화로 풀어야 할거나.
16일 mbc 9시 뉴스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나와 대책이 있냐는 앵커의 말에 성숙과 자율 능력을 들먹였다. 갑자기 암담해 진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전혀 새롭지 않은, 이미 10년 전에 용도폐기된 그시대의 유물인 우열반, 0교시, 심야보충이 다시 부활했다. 할렐루야.
말이좋아 수월성교육이지 그야말로 10대들을 일제히 경쟁이라는 무간지옥에 몰아넣고는 새벽부터 밤늦은 시각까지 그야말로 '공부, 공부, 공부' 오직 공부에만 몰아넣었던 암담했던 시절. 자고 일어나면 옥상에서 아이들은 뛰어내렸다. 새벽부터 학교에 등교해서 비몽사몽간에 수업을 하고 밤10시까지 이어지는 수업에 아이들의 머리는 휑해지던 시절.
그때 우리 아이들의 인사는 무엇이었던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자율 좋다. 학교가 스스로 교육을 고민하고 아이들에게 지.덕.체를 고루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교육공동체가 함께 의논해 나가고 그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그게 1% 사람들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1% 아이들만 살맛나는 학교. 나머지 99% 아이들은 희망이 없는 곳. 이제 각 학교는 0교시 부터 부활할 것이고 심하면 -1교시, -2교시... 줄지어 이어지는 모의고사, 모의고사.... 밤늦은 시각까지 이어지는 사교육의 열풍... 왜 이 정부의 교육정책을 가장 반기는 이들이 사교육 담당자들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10년 전 그 시절, 그 암담했던 시절... 공부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에 그 시절이 겹쳐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자율 좋다. 학교가 스스로 교육을 고민하고 아이들에게 지.덕.체를 고루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교육공동체가 함께 의논해 나가고 그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그게 1% 사람들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1% 아이들만 살맛나는 학교. 나머지 99% 아이들은 희망이 없는 곳. 이제 각 학교는 0교시 부터 부활할 것이고 심하면 -1교시, -2교시... 줄지어 이어지는 모의고사, 모의고사.... 밤늦은 시각까지 이어지는 사교육의 열풍... 왜 이 정부의 교육정책을 가장 반기는 이들이 사교육 담당자들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10년 전 그 시절, 그 암담했던 시절... 공부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에 그 시절이 겹쳐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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