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검토를’ vs ‘지속을’ 지역별 대립 ‘첨예’

한나라 당선인들에게 들어보니

수도권 의원들 대부분 ‘수정론’에 무게
지방 쪽은 “지속해야” 강조

이명박 정부의 혁신도시 건설사업 수정방침을 두고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선인들 가운데서도 첨예한 의견대립이 빚어지고 있다. 이런 결과는 <한겨레>가 한나라당의 18대 국회 당선인 153명을 상대로 벌인 의견조사에서 나타났다.

우선 수도권 당선인 다수는 수정론에 무게를 실었다. 강용석(서울 마포을), 구상찬(강서갑), 나경원(중구), 진성호(중랑을), 전여옥(영등포갑) 당선인은 “혁신도시 자체에 정치적 목적이 있었던 만큼 백지화를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종구(강남갑), 공성진(강남을), 박영아(송파갑), 유일호(송파을) 등 ‘강남 벨트’ 당선인들은 “노무현 정부에서 가장 잘못한 게 혁신도시”라며 “정권교체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도 일부 그룹은 ‘문제점을 일부 보완해야’ 정도의 부분 수정론을 폈다. 진영(용산), 장광근(동대문갑), 임해규(부천원미갑), 강승규(마포갑), 김성태(강서을), 안형환(금천), 정태근(성북갑), 김효제(성북을), 원유철(평택갑), 홍일표(인천 남구갑), 정미경(수원권선), 정진섭(광주), 이사철(부천원미을) 당선인 등은 “이미 사업이 상당히 진척된 상황에서 전면적으로 되돌리는 건 무리가 따른다”며 “지역에 도움이 되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자”고 답변했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수혜지역인 영남·강원권 당선인들은 사업 지속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현기환(부산 사하갑) 당선인은 “전 정권이 했다고 무조건 백지화는 것은 문제다. 청와대가 요즘 마음이 급한지 너무 서두른다”며 “재검토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민식(북강서갑) 당선인은 토지공사가 일부 지역 혁신도시 부지 분양을 중단한 것에 대해 “정권 바뀌고 대통령이 한마디 했다고 일거에 바뀌면 행정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비판했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김정훈(부산 남구갑), 박민식(부산 북강서갑), 서병수(부산 해운대기장갑), 김기현(울산 남구을) 당선인 등은 “재검토는 해야 한다”면서도 “지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남권에서도 ‘또다른 목소리’는 존재했다. 최병국(울산 남구갑), 허태열(부산 북강서을), 윤두환(울산 북구) 당선인은 “서울 공기업을 내려보낸다고 지역이 사는 게 아니다”라며 “혁신도시를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충청권의 유일 당선인인 송광호(충북 제천·단양) 전 의원은 “실익이 떨어진다고 재검토 운운하는데, 그러면 한나라당은 정치적으로 망한다. 이번 총선에서 충청권에서 나 혼자만 당선됐는데, 다음 총선에선 경상도에서도 다 떨어질 것”이라며 “혁신도시는 현행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승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