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유전의혹' 규명을 위한 수사강도를 높여가고 있으나 사건 관련자들이 검찰수사에 대비할 시간이 길어진 데 따른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 수사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재보궐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쟁점으로 비화하면서 각종 의혹들이 공론화돼 수사대상자들이 `도주 및 증거인멸'을 기도할 가능성이 농후했는데 그 우려가 여지없이 눈 앞의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관계자는 21일 "철도공사 사무실 등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디스켓 내용물이 상당부분 파괴돼 복구작업 중이다"라며 철도공사측이 증거인멸을 기도한 정황이 포착됐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실, 서울중앙지검의 첨단범죄수사부 등에서 수사관들을 대거 동원, 파손된 파일을 복구하고 있지만 `날아간' 정보를 원상회복하기란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무엇이 철도공사를 무모한 유전개발사업에 뛰어들게 만들었느냐를 규명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선 철도공사 내부에서 치밀하게 작성된 각종 자료의 확보는 필수적이다.
감사원 조사단계에서 "윗선에 사업참여 과정을 구두보고했다"는 왕영용 철도공사 본부장과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김세호 건교부 차관(당시 철도청장) 등의 말이엇갈렸던 터라 진술에 의존한 수사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철도공사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말해줄 물적 증거들이 무더기로 파손돼 검찰은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
적절한 타이밍에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해내느냐가 수사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이번에는 실기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압수수색에서 모종의 열쇠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별 의미가 없었던 셈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11월20일에 이번 사건 첩보를 입수한 점에 비춰 철도공사는 길게 보면 5개월 간 수사에 대비할 수 있었고, 짧게 봐도 언론보도를 통해 사건이 알려진 뒤 지금까지 20여 일 간 증거를 인멸할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출국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아 모든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인 허문석KCO 대표가 이달 4일 유유히 출국해 인도네시아에서 체류하며 귀국하지 않는 점도수사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특검을 의식해 가용 수사인력과 역량을 총동원해 유전의혹의 진실을 규명하기위해 `시간과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검찰이 이런 난관을 뚫고 소기의 성과를 낼 수있을지 향후 수사과정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압수수색에서 모종의 열쇠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별 의미가 없었던 셈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11월20일에 이번 사건 첩보를 입수한 점에 비춰 철도공사는 길게 보면 5개월 간 수사에 대비할 수 있었고, 짧게 봐도 언론보도를 통해 사건이 알려진 뒤 지금까지 20여 일 간 증거를 인멸할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출국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아 모든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인 허문석KCO 대표가 이달 4일 유유히 출국해 인도네시아에서 체류하며 귀국하지 않는 점도수사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특검을 의식해 가용 수사인력과 역량을 총동원해 유전의혹의 진실을 규명하기위해 `시간과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검찰이 이런 난관을 뚫고 소기의 성과를 낼 수있을지 향후 수사과정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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