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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난 농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라니”

등록 2008-04-21 20:49수정 2008-04-21 22:48

이덕우 진보신당 공동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청운동 청와대 들머리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덕우 진보신당 공동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청운동 청와대 들머리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 ‘후폭풍’
“도축세는 업자 몫…축사 지원금은 빚 늘리란 말”
사료값 보조금 등 빠져…“한우농가 사지 내몬다”
전국 한우농가들은 21일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 합의에 이은 정부 대책이 발표되자 “면피성 나열식 대책”이라며 ”정부가 한우를 제물로 삼더니 한우 농민들마저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충남 홍성군 광천면에서 소 300여마리를 키우는 유관조(51)씨는 “정부 대책을 보니 도축세 인하는 업자들이나 해당되는 얘기고, 자금지원은 결국 빚 늘리는 것이니 한우농가는 다 죽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현재 한우농가의 위기는 사료값 폭등에 쇠고기 시장 개방이 겹쳐 빚어졌으니 이에 걸맞게 사료값 보조금을 지급하고 수입 쇠고기 검역 강화 및 광우병 위험 홍보 등 한우 살리기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번식우 280마리를 키우는 심광보(48·충남 홍성군 결성면)씨는 이날 비육우로 내다 팔 소들을 골랐다. 송아지 거래가 사실상 끊겼기 때문이다. 그는 “대통령이 ‘서민들도 좋은 고기 먹으려면 시장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는데 도축장도 개방 안 하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은 어떻게 보장하겠다는 거냐”고 되묻고 “한우값이 비싸 서민이 먹지 못한다면 농민도 살리고 서민도 즐기는 방안을 찾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영환 한우협회 경북지회장은 “최근 시세는 3월 초 숫소 540만원과 암소 480만원대보다 마리당 평균 100만원이 폭락했다”며 “정부가 내놓은 브루셀라병 살처분 보상기준 상향 조정 등 일부 대책은 이미 시행하기로 한 것을 앞당긴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횡성축협 고명재 조합장은 “정부가 지원한다는 건 모두 이자 좀 싸게 주는 대출인데 담보있는 농민도 없는데다 지금 누가 축사시설을 고치려고 빚을 얻겠느냐”며 “조사료용으로 쓸 청보리 생산 지원도 땅이 있거나 땅을 빌릴 수 있는 일부 농가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한우협회 김봉수 홍성지부장은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고 한우 사육이 급감하면 사골, 도가니, 족, 해장국, 갈비탕 등 고유의 먹거리 문화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사료값이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사료값 보조금제 실시 △기준가를 현실화한 소값 안정화 대책 재시행 △등록된 소를 대상으로 한 직불제 실시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농 경북도연맹 김창호 사무처장은 “광우병 안전성이 보장될 때까지 미국 쇠고기 수입을 금지해야 하고 한우시장을 지키기 위한 장기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조만간 전국회의를 열어 쇠고기 개방 문제를 한미자유무역협정의 국회 비준과 연계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한우협회는 오는 24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1만여 한우축산농민이 참석하는 ‘소협상 무효화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홍성 대구/송인걸 박영률 기자


igsong@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좋은 고기 싸게 먹는길 맘 안들면 적게 사면 돼”
▶정부·여당 축사 현대화에 1조5천억
▶‘쇠고기 검역주권 포기’ 청문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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