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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리밀 고사 위기

등록 2005-04-21 20:54

전북 고창군 고수농협의 김옥현 대리가 20일 오전 예지창고에서 2003년산 우리밀을 애처롭게 살펴보고 있다. 고창/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전북 고창군 고수농협의 김옥현 대리가 20일 오전 예지창고에서 2003년산 우리밀을 애처롭게 살펴보고 있다. 고창/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04년 생산 1만2천여t…3천t은 안팔려 창고로
수입밀은 한해 400만t 국내시장 99% 장악

1990년대 초 농민단체와 환경단체 등이 나서 힘겹게 살려냈던 우리밀이 다시 고사 위기에 처했다.

우리밀살리기 운동본부는 21일 “2003년 이월된 재고물량 2788t과 지난해 재고량을 포함해 약 6천t의 물량이 전북 고창 등지의 창고에 쌓여 있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9월 생산농가와 올 생산 계약량을 약 8천t으로 줄였으나, 현 소비 추세라면 재고물량은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운동본부’ 정부수매 요구

우리밀이 창고에 쌓이게 된 것은 유통업체와 가공업체들이 우리밀보다 3~4배 값이 싼 수입밀을 선호하는데다 생산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1년 보리 대풍으로 재고 물량이 넘치자 보리농사를 제한했다. 이에 보리 농가들이 밀농사로 대거 옮아갔었다. 실제 전남·북과 경남 지역이 주산지인 우리밀 재배 면적은 2001년 910㏊에서 2004년 3800㏊로 크게 늘었다. 생산량도 2001년 2800t에서 2004년 1만2600t으로 증가했다.

%%990002%%1998년 외환위기 이후 위탁수매권을 떠맡은 농협중앙회는 40㎏당 3만5천원 가량에 수매해 빵·국수·라면 제조용으로 유통업체에 넘기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을 소화하기는 역부족이다. 우리밀은 지난해 농협 수매량 4933t과 국내 유통업체 직접매입량 4천t 및 개별 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3천여t이 고스란히 재고물량으로 넘어갔다. 외국밀 수입량은 연간 400만t 전후로 약 200만t씩 식용과 사료용으로 국내 시장의 99%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정찬(53) 우리밀살리기 운동본부 사무총장은 “정부가 보리 수매량 5만t의 4%에 해당하는 2천t을 주정용 혹은 북한 지원용으로 수매하면 된다”며 “식량자급률을 높인다는 대국적 차원에서 활로를 뚫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쌀 이외 곡물수매의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수매 권한을 지닌 농협 쪽에 책임을 미루고 있다. 한 관계자는 “주정용 곡물이라면 보리가 4년치 분량인 21만t에 재고 쌀도 있다”며 “생산량을 줄이거나 질 개선으로 수요를 더 창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생산량 줄이거나…”

우리밀은 91년 우리작물 살리기와 친환경 작물 보급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 초창기 1만t을 생산하며 웰빙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98년 경제위기를 맞아 수매를 맡았던 우리밀살리기 운동본부가 140억원의 부도로 무너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재는 우리밀 살리기 홍보를 하는 시민단체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하성봉 기자 sb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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