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링크 18명 석달째 대치
노조, 산재신청·민사소송키로
노조, 산재신청·민사소송키로
노동조합 설립 이후 격렬한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회사의 노동자 18명이 ‘정신질환’ 진단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충북 옥천에 있는 전선류 제조업체 ㈜코스모링크 노동자들을 진료한 배기영 박사(신경정신과 전문의)는 24일 “지난 주 이 회사 조합원 12명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3명은 적응장애, 3명은 우울증으로 진단했다”고 밝혔다. 배 박사는 “일부 조합원들은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극도의 공포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 두세 달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스모링크에서는 노조가 설립된 지난 1월 이후 노·사 대치 상황이 석달째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공장 곳곳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를 설치하고 용역 경비원을 고용해 조합원들을 감시했다”며 파업을 벌였고, 이에 회사는 지난달 7일 “노조의 폭력 집회 때문에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며 직장폐쇄를 했다. 그 이틀 뒤인 9일 새벽엔, 노조가 점거농성 중이던 구내식당에 ‘사원협의회’ 소속 직원 70여명이 들이닥쳐 심한 몸싸움이 일어났다. 이날 폭력 사건을 겪은 조합원 다수가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사원협의회에 혐오감을 보이는 등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전국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코스모링크지회 박경수 지회장은 “당시 직원들이 각목을 들고 시너를 뿌리며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며 “지난 2월 사무직 직원 주축으로 꾸려진 사원협의회가 회사를 대신해 구사대로 돌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쪽은 “사원협의회는 직원들의 친목모임일 뿐이고 회사는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노조와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박 지회장은 “회사 쪽이 노조 탈퇴 종용, 노조를 상대로 19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으로 노조를 무너뜨리려 한다”며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18명과 함께 산재 신청과 민사소송을 내겠다”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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