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분증 제시 거부땐 벌금·구류’ 법개정 나서
검문대상 확대도 검토…학계·시민단체 “인권침해”
검문대상 확대도 검토…학계·시민단체 “인권침해”
경찰이 불심검문 때 신분증을 보여주지 않는 시민들에 대해 벌금, 구류, 과료 등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경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찰청은 ‘2008~2009 치안정책실행계획-선진 일류 경찰을 향한 액션 플랜’ 책자를 통해 앞으로 경찰이 불심검문을 할 때 시민이 신분증 제시를 거부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 형에 처할 수 있도록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음을 밝혔다. 현재는 불심검문을 하려면 대상자에게 동의를 얻어야 하며 이에 불응해도 처벌할 수 없다.
경찰은 또 신원 확인을 요구하는 대상자를 ‘위험 야기자, 특정시설 출입·체류자’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불심검문을 받는 대상자는 ‘죄를 범했거나 범하려고 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나 ‘이미 행해졌거나 행해지려고 하는 범죄에 대해 그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자’로 한정돼 있다.
경찰은 이런 내용의 법 개정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오는 5월에 실무작업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은 경찰의 법 개정이 인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경찰은 4년 전에도 비슷한 법 개정을 추진했다가 ‘위헌성 논란과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듣고 중단한 바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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