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숨진 지 1년 만에 안타까운 '귀환(歸還)'에 나선 베트남 주부의 혼을 달래는 행사가 대구에서 열린다.
대구지역 시민 단체인 베트남여성문화센터(VWCC)는 주한 베트남 대사관과 함께 작년 4월 대구에서 숨진 레티낌동(21) 씨의 유골을 한국 남편한테서 넘겨받아 고국의 가족에게 인계하기에 앞서 레 씨를 위한 위령제를 오는 28일 대구 중구 남산1동 원불교 대구.경북 교구청에서 연다고 26일 밝혔다.
레 씨는 작년 3월 한국으로 시집 와 언어 장벽 등으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다가 같은 해 4월 말 밤 대구 달성군 9층 자신의 아파트에서 커튼으로 만든 밧줄로 내려오다가 떨어져 숨졌다.
레 씨의 남편 A(34) 씨는 경찰에서 가정 폭력과 감금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으나 별 다른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이후 '이번 일로 자신과 가족도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레 씨의 유골을 돌려 보내는 것을 거부하다가 최근 반환에 동의했다.
이번 위령제는 가톨릭과 불교,원불교 등 3개 종교 성직자들이 합동으로 진행하며 작년 6월 충남 천안시에서 남편에게 맞아 숨진 휘엔마이 씨와 올해 2월 경북 경산시에서 사망한 짠탄란 씨 등 다른 베트남 주부 2명의 영혼도 함께 위로할 예정이다.
VWCC 관계자는 "한국인과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들에게 다시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비는 자리가 될 것이며 국내에 사는 베트남 여성 20∼30명도 참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태균 기자 tae@yna.co.kr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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