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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막으려고 ‘성화’…지키려고 ‘성화’

등록 2008-04-27 21:48수정 2008-04-28 01:29

16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티베트 평화연대’ 소속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탑골에서 시청 앞까지 오륜기 모양의 모형을 들고 ‘평화의 성화 봉송’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왼쪽 사진) 북한인권단체의 한 회원(가운데)이 27일 오후 서울 역삼역 인근에서 성화 봉송 나르기 행렬이 지나는 도로변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이려다 경찰이 제지하자 몸을 피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른쪽 사진)
16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티베트 평화연대’ 소속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탑골에서 시청 앞까지 오륜기 모양의 모형을 들고 ‘평화의 성화 봉송’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왼쪽 사진) 북한인권단체의 한 회원(가운데)이 27일 오후 서울 역삼역 인근에서 성화 봉송 나르기 행렬이 지나는 도로변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이려다 경찰이 제지하자 몸을 피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른쪽 사진)
북 인권단체 회원, 봉송 도로에 불 지르려다 체포
중국인 환영시위 수천명…충돌 빚어 부상자 속출
‘올림픽 성화’ 곳곳 실랑이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행사가 열린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행사장과 봉송로 주변은 환영 행사와 규탄 시위가 맞물리면서 하루종일 어수선했다. 특히 성화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 이르는 동안, 수천명에 이르는 중국인 환영 시위대와 성화 봉송 저지 시위대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성화봉송 행렬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공식행사를 마친 뒤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향했다. 기독교사회책임 등 60여개 민간단체로 구성된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저지 시민연대’ 회원 100여명은 행사 시작 전부터 올림픽공원 앞에서 성황봉송 저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붉은 머리띠와 ‘인권 없는 나라, 올림픽 개최 없다’라고 쓰인 펼침막을 몸에 두른 채 “중국 정부는 탈북자의 강제 송환과 티베트 유혈진압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맞서 중국 유학생이 주축인 환영 시위대 2천여명은 차도를 사이에 두고 성황봉송 저지 시위대와 고성을 주고받았다. 성화가 올림픽공원을 빠져나간 뒤 중국 시위대 쪽에서 물병과 깃발 등이 날아와 한 일간지 사진기자의 머리가 찢기는 등 두 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돌을 던진 중국인 어학 연수생 진아무개(21)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오후 4시20분께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는 ‘티베트 자유’(Tibet Free)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미국인 네 명이 중국인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또 오후 5시15분께는 서울시청 앞에서 중국인 시위대 300여명이 티베트 국기를 흔들던 시위대를 쫓아 플라자호텔 로비로 들어와 20여분 동안 구호를 외치며 소란을 피웠다.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박아무개 의경이 머리가 찢어졌고 호텔 투숙객 일부가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앞서 오후 2시55분께 성화 봉송대열이 서울 송파구 신천역을 지나던 중에는 탈북자 장아무개(33)씨가 “나는 올림픽을 사랑하지 중국의 인권유린은 사랑하지 않는다”고 소리치며 봉송 대열에 뛰어들었다. 이 남성은 성화를 호위 중이던 경찰에 의해 곧바로 끌려나갔다. 이어 3시30분께 역삼역 인근에서도 탈북자 두 명이 도로 중앙으로 뛰어들며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이려다 경비 중이던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크고 작은 충돌이 속에서도 성화는 올림픽공원을 출발해 테헤란로, 동대문과 청계천을 거쳐 서울광장까지 22㎞ 구간을 달려 저녁 7시께 서울광장에 도착해 다음 예정지인 평양으로 향했다.

경찰은 행사장 부근에 병력 25개 중대, 9300여명을 배치하는 등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경찰은 또 이날 행사장 부근에 헬기를 띄워 순찰을 하고, 경찰 기마대, 근접 경호팀 120명, 자전거 호위대 50여명을 근접 배치했다.

김성환 송경화 이완 기자 hwany@hani.co.kr


중국 유학생들 뜻밖 집단행동에 경찰 ‘허둥’

“지아여우 중궈!”(중국 화이팅!)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행사가 진행된 27일 서울 도심 곳곳에선 중국 국기인 ‘오성기’가 물결을 이뤘다. 이날 유학생을 주축으로 한 중국인 수천여명이 행사장과 봉송로 일대에 몰려나와 ‘성화 호위대’로 나서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성화 행렬 환영에 그치지 않고 반대 시위를 벌인 국내 민간단체 회원들과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애국심’을 과시했다. 경찰은 성화 환영 행사에 참석한 중국인을 최대 8천여명으로 추산했다.

이날 행사에 모인 중국인들은 대부분 중국 출신 유학생들이었다. 현재 한국에는 4만여명의 중국 유학생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유학생들의 가장 큰 단체인 ‘재한중국유학생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이번 행사 때 학생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예(36·광운대 경영학과) 연합회 부회장은 “이번엔 각 학교의 지회에서 자발적으로 학생들을 조직해 연합회 총회로 연락해 모이게 됐다”며 “연합회와 함께 참여한 유학생은 6천명 정도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국내 대부분의 대학에 지회를 두고 있다. 지회를 두고 있지 않은 학교에서도 모임을 조직해 참여하기도 했다.

중국 유학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들에는 성화가 한국에 도착하기 며칠 전부터 안내사항, 주의사항 등의 내용을 담은 글들이 올라왔다. 유학생 김청룡(30·경희대 국어국문학과)씨는 커뮤니티에 “일부 사람들의 올림픽 저지시위도 예상되는데 과격한 대처행위를 자제하자”는 공지사항을 올려놓았다. 일부 학생들은 성화봉송의 이동 경로 등을 묻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고강(35·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연합회 회장은 “오성기를 한국에서 다 구하지 못해 학부모들이 소포로 부쳐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성황봉송 저지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경찰도 예상치 못한 중국인들의 ‘집단행동’에 허둥댔다. 경찰 관계자는 “반대시위에 중점을 두다 보니 중국인들이 그렇게 많이 모일 줄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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