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도 확보해 독극물 주입 조사..주사기 DNA 대조
27일 오전 제2중부고속도로 갓길에 정차된 차량 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중년남성 2명이 숨지기 직전 휴게소에 들른 것으로 확인됐으며, 휴게소 화장실 쓰레기통에서는 주사기와 홍삼드링크병이 든 비닐봉투가 수거됐다.
경찰은 같은 종류의 홍삼드링크가 차량에서 발견됨에 따라 약물중독에 무게를 두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또 차량에서 함께 발견된 커피음료를 판매한 편의점에서 동종 음료를 수거하고 편의점 CCTV 화면을 확보해 분석하는 등 불특정 다수를 노린 묻지마 범죄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광주경찰서는 28일 "차량에서 박모(48.골프의류 판매업)씨와 김모(50.의사)씨가 변사체로 발견(27일 오전 7시38분)되기 1시간 26분 전인 오전 6시12분께 이들이 하남 만남의광장 휴게소에 들른 것으로 휴게소 CCTV를 통해 확인됐다"며 "조수석에 탔던 김씨가 비닐봉투를 들고 내려 화장실로 갔고, 휴게소 화장실 쓰레기통에서는 주사기 1개와 홍삼드링크병 2개를 담은 봉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운전을 한 박씨는 휴게소에 들린 지 18분이 지난 오전 6시30분께 광주소방서 119구급센터에 "숨쉬기가 힘들다. 약물복용"이라며 구조요청 전화를 건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확인됐으며, 119구급센터 관계자는 "(박씨가) 술에 취한 사람처럼 부정확한 발음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휴게소를 지난 직후인 오전 6시 19분께, 이들이 원주의 골프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가 "안개가 많이 끼었으니 운전조심하라"고 휴대전화를 걸자 박씨는 "어..어.."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게소 쓰레기통에서 수거된 홍삼드링크와 같은 종류의 드링크 2개가 차량에 있던 숨진 김씨의 골프가방에서 발견됐다.
또 차량 안에서는 마시다 만 커피음료 2개도 함께 발견됐고, 주변 도로에서는 구토흔적이 확인됐다.
커피음료는 김씨가 사건당일(27일) 오전 5시8분께 서울 강남의 집을 나서며 모편의점에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주사기와 홍삼드링크를 담은 비닐봉투의 상호는 이 편의점과 같았다.
경찰은 이에 따라 수거한 주사기와 홍삼드링크, 커피음료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감정을 의뢰하고, 부검을 통해 약물중독 여부 등 정확한 사인을 규명중이다.
경찰은 또 문제의 주사기와 홍삼드링크를 김씨가 버렸는 지를 밝히기 위해 주사기 등에 묻은 체액의 DNA를 채취해 대조중이다.
경찰은 주사기를 김씨가 사용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구입 경로 확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김씨가 커피음료를 구입한 편의점에서 같은 종류의 커피음료 10여개를 모두 수거하고 커피음료구입 시간을 전후한 2시간여 동안의 편의점 CCTV 화면을 확보, 누군가 고의로 커피음료에 독극물을 주입했는 지에 대해서도 확인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약물중독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독극물 주입에 의한 타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원한관계 등에 대해서도 파악중"이라며 "오늘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 대조와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면 사건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 선후배 사이인 박씨와 김씨는 27일 오전 7시20분 원주의 골프장에서 운동을 할 계획으로 오전 5시15분께 서울에서 출발했으며, 오전 7시38분께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 제2중부고속도로 하행선 경안톨게이트에서 이천방향 4㎞지점 갓길에 세워진 박씨 소유의 뉴그랜저승용차 안에서 특별한 외상이 없는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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