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병완(55·사진)
장병완 호남대 총장 ‘수요자 중심 대학’ 시동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상아탑 총수에 오른 장병완(55·사진) 호남대 총장은 “최고의 대학보단 지역주민들한테 사랑받는 대학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지난 18일 취임한 그는 “지역 격차가 곧바로 인재 격차를 가져오는 현실에서 지역에 튼튼히 뿌리내릴 인재를 육성하는 게 시급하다”며 “개교 30돌을 맞은 호남대가 바로 그 소임을 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총장은 “수요자 중심의 역지사지 정신으로 대학을 이끌고 싶다”며 “중앙과 지역이 제로섬이 아니라 플러스섬 게임을 해야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내놓은 지역대학의 생존 전략은 대한민국 살림을 총괄했던 기획예산통답다. “과잉투자된 상태에서 더 이상 양적 팽창은 곤란하다. 지역 맞춤형 인재를 키워 내적 발전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미래 수요를 예측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그는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영입이네, 전략공천이네 하다 인지도에서 밀려 통합민주당 공천 신청자 12명 가운데 최종 2배수까지 갔다가 낙천한 터여서인지 정치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는 듯했다. “지역차별 극복과 균형발전 그리고 소외 계층에 대한 국가의 배려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국회 대신 대학에서 이 일에 매진하려고 합니다.”
장 총장은 “대학은 우리 사회에서 교수, 연구, 사회공헌의 세 가지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본다”며 “대학에도 경영자가 필요한데, 표를 많이 얻는 사람이 총장이 돼 자칫 분열의 장이 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대학은 믿음, 법 준수, 봉사 같은 사회적 자본을 키우고 훈련하는 곳”이라며 “지역사회든 어디든 정신적 어른을 존경하고, 그런 인물을 키우는 것도 대학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학에 온 그의 ‘스승상’은 무엇일까. “서울대 재학 시절 상과대학장으로 꼬장꼬장하게 제자들 채찍질하시던 변형윤 선생님, 나중에 주례도 서주셨지요. 또 국어교과서에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겄다’로 시작되는 ‘봄비’란 시를 쓰신 고교 때 영어과 이수복 선생님, 그리고 40년 이상 교단을 지키신 선친이 닮고 싶은 분들입니다. 선친은 함자도 배울 학(學)자에 구할 구(求)셨어요.”
그의 총장 급여가 장관 때와 비교해 많은지 물었다. “얼마 받게 될지 아직 몰라요. 장관 연봉은 세전 기준 1억1천만원이었는데 …”
광주/글·사진 이상기 선임기자
amig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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