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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말 안듣는다’ 초등생 딸 굶겨 숨지게 해

등록 2005-04-22 08:23수정 2005-04-22 08:23

'말을 안듣는다'는 이유로 초등학생 딸을 2주일간 방에 감금한 채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아 숨지게 한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22일 "말을 듣지 않는다"며 초등학생 딸을 방안에 감금한 채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고 수시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어머니 천모(41)씨와 천씨의 남동생(3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천씨는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2주일 동안 딸(12.초등학교 6년)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방안에 감금한 채 여러 차례 둔기로 때리고 음식도 제대로주지 않아, 딸이 탈진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다.

천씨는 `몸 속에 마귀와 귀신이 있으니 쫓아내야 한다'며 소파로 방문을 막은상태에서 딸에게 금식시켰고, 딸이 밥을 달라고 호소하면 플라스틱 야구방망이와 막대기로 딸의 엉덩이와 종아리를 수십 차례 때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10여년 전부터 종교를 믿어온 천씨는 최근 들어 우울증 증세를 보였으며 중학교 3학년인 아들에게도 금식을 시킨 적이 있는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천씨는 딸이 다니는 학교 담임교사에게 감금 사실을 감추기 위해 "아버지가 지방에서 근무를 하는데 현장학습을 해야 한다"고 둘러대기도 했다.

울산의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아버지(43)는 보름에 한번 정도 인천 집에 올라와 사건 정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17일 오후 7시께 천씨로부터 "딸이 20일 전부터 신경질적으로 고함을 질러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안정시키던 중 갑자기사망했다"는 연락을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천씨의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결과 사망 원인이 외상성 쇼크(탈진 등)라는 소견이 나와, 천씨 등을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받았다.


숨진 천씨의 딸은 평소 성격이 명랑하고 교우관계도 원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천씨는 경찰에서 "딸이 말을 잘 듣지 않고 손버릇도 나빠 버릇을 고쳐주려 했다"며 "금식을 시키긴 했지만 물과 김치 등 먹을 것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천씨는 딸에게 피아노와 바이올린 강습을 받도록 하는 등 자식교육에 열의를 보였고 진술도 정상적으로 했다"면서 "정신 감정을 의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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