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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반중 감정’확산 …“성숙한 대응 필요” 목소리

등록 2008-04-29 19:45수정 2008-04-29 23:17

누리꾼, 중 시위대 폭력에 비난빗발
현상금을 내걸거나 ‘척살단’ 모집도
“폭력적 대응땐 똑같은 잘못” 지적
지난 27일 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 행사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중국인들의 폭력시위를 두고 누리꾼 및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민족주의적인 과민대응은 자칫 반중감정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며, 성숙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인터넷, 중국인 비난 ‘와글와글’=성화봉송 행사가 끝난 뒤 인터넷 포털사이트 토론게시판 등에는 일부 중국 시위대들의 폭력행위를 비난하는 글들로 가득하다. 포털사이트 ‘다음’ 토론게시판에서 ‘예수’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누리꾼은 “세계평화의 축제라는 올림픽이 중화민족주의·대중화 우월주의의 선전장으로 전락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당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 있었다는 아이디 ‘예나(yena)’는 “신호등 건너 편에 영어 문구를 가슴에 붙인 외국인을 젊은 중국인들이 뒤쫓아와 담벼락 앞에서 에워싼 뒤 위협하는 것을 봤다”며 “광기어린 왜곡된 민족주의와 애국심이 진정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중화사상인가”라고 꼬집었다.

과격한 반응을 보이는 누리꾼들도 적잖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한 인터넷 게시판에‘폭력시위 주동자’라고 제목을 붙인 뒤 언론에 노출된 중국인 유학생 모임 대표들의 이름과 소속학교, 휴대전화번호를 게재했다. 이들은 또 “중국인 유학생 대표에게 항의 전화를 하자”고 독려하며 “각 대학에서는 주동자를 색출하라”는 격앙된 글도 함께 올려 놓았다. 또한 올림픽공원에서 중국인 시위대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박철훈씨는 “나를 때린 중국인 학생들을 찾으면 100만원을 주겠다”며 아예 현상금까지 내걸기도 했다. 이날 재한중국유학생연합회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중국인 유학생들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해 한동안 홈페이지가 정지됐으며, 한 인터넷 카페에는 “중국인들을 우리가 처단하자”며, ‘척살단’이란 조직을 내걸어 1000여명이 여기에 가입하기도 했다.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하나=이에 대해 김광억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중국인들의 과격시위 현상을 단지 민족성·애국심의 문제로만 보면 안된다”며 “이들의 행위를 민족주의가 강하다, 아니다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 얕은 해석”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국 사람들이 올림픽에 부여하는 의미와 반응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석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중국인들이 민족주의를 등에 업고 법을 어긴 점은 잘못된 것”이라며 “한국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태극기도 함께 들고 나왔다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더불어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중국에 반발하는 중국인들의 반응이 표출된 것일 수 있으며, 폭력행위자를 경찰이 처벌하는 선에서 끝나야지 누리꾼들이 나서는 모습은 문제를 더 어렵게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손혁상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위원장은 “티베트라는 소수민족이 자결권 주장하는 것을 (중국인들이)선동적이고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판단할 여지 없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누리꾼들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같이 과열돼 대응한다면 똑같은 방식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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