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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초등교 집단 성폭력’ 음란물 흉내 놀이처럼 번져

등록 2008-04-30 07:39수정 2008-04-30 18:13

청소년들의 인터넷  음란정보 접촉 경험
청소년들의 인터넷 음란정보 접촉 경험
피해자에 폭력 쓰며 가해 강요 피라미드형 확산
대책위 “모두 피해자…상담 치료, 성교육 해야”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 일어난 집단 성폭력 사건은 특정 지역에서 다수의 어린이들이 일상적으로 성폭력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성폭력 수위도 성적 괴롭힘이나 성추행을 넘어 집단 성폭행이나 성폭력 강요 등에 이르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성폭력 사건도 학교에서의 다른 폭력 사건과 마찬가지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짓기 힘든 상황으로 꼬리를 물고 번져나갔다. 학부모단체와 전교조, 여성 단체들로 이뤄진 대책위원회는 이 학교의 또래 집단 가운데 일부가 몇년 동안 집단적으로 성폭행과 성추행, 성적 괴롭힘, 유사 성행위 등을 저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 음란물 흉내내기가 성폭력으로=지난해 11월 이 학교의 한 교사가 교실에서 학생들이 성행위를 흉내내며 노는 모습을 보고, 상담을 시작하면서 학생들 사이의 성폭력 사례들이 잇따라 확인됐다. 먼저 고학년 남학생들이 인터넷 포르노물에서 나오는 성폭력을 저학년 남학생들에게 강요했고, 이런 성폭력을 당한 저학년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또래 학생들에게 같은 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 올해 1학기에 들어서는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까지 확인됐다.

임성무 전교조 대구지부 초등남부지회장은 “아직 성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하지 못한 초등학생들이 죄의식 없이 포르노물에서 본 장면을 그대로 흉내낸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대구여성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으로 이뤄진 대책위원회는, 일부 학생들이 교사들과의 상담 과정에서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거의 매일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얘기한 것으로 미뤄 이런 성폭력 사건은 더 많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들아 미안하다”
‘학교 폭력 및 성폭력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 (30일 오전)

[%%TAGSTORY1%%]


■ 학교의 폭력과 맞물려 피해 늘어=이 학교 성폭력은 학교 폭력과 맞물려 고학년 가해자는 소수이고, 저학년 가해·피해자들은 많아지는 ‘피라미드’형으로 구조화했다. 고학년 학생들은 저학년 학생으로 하여금 다른 저학년 학생들에게 성폭력을 가하도록 강요한 뒤 거부하는 학생들에게는 폭력을 휘둘렀다.

성폭력 피해를 당했거나 다른 학생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학생들은 상담 과정에서 교사에게 “형들에게 맞는 게 두려워서 (성폭력 행위를) 했다”거나 “싸우면 지니까 대들 수 없었다”는 식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김태영 대구지방경찰청 인권위원장은 “저학년 아이들은 성폭력을 당하고도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당했는지 잘 알지 못하고, 다만 어른들에게 들키지 말아야 할 놀이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고학년 학생들은 저학년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동시에 피해자들을 다른 아이들로부터 보호해 주기도 해서 아이들이 그런 집단으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폭력 및 성폭력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 성명서 (30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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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및 성폭력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 일문일답(30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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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의식 없이 공개된 장소에서도=학생들 사이의 성폭력은 이 학교 안 뿐만 아니라 부모가 없는 집이나 동네 놀이터, 인근 학교에서도 이뤄졌다. 여러 학생이 보는 앞에서 남학생들끼리 성행위를 하는가 하면, 심지어 여러 명이 한 명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가하는 일도 벌어졌다. 여학생을 포함해 50여명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행위를 한 사례도 있었다.

김영순 대구여성회 대표는 “이번 사건에서는 방과 후에 부모의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포르노물에 노출됐고, 이로 인해 성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됐다”며 “가정이나 사회가 이들을 적절히 보호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모두 성폭력 피해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이번 성폭력에 노출됐는지 실태를 조사하고, 해당 학생들에게 상담치료와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한 초등학교 휩쓴 성폭력, 가해-피해 학생 100명 넘어
▶ ‘초등교 집단 성폭력’ 음란물 흉내내기 놀이처럼 번져
▶대구교육청, ‘초등교 집단 성폭력’ 경찰 조사에 ‘뒷북’ 대책
▶구조화된 ‘초등학교 집단 성폭력’ 결국 여학생도 성폭행
▶대책위 “경찰 수사 미온적…성교육·재발방지 대책 세워야”
▶음란물 홍수…‘초등학교생 집단 성폭력’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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