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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부, 설득 대신 되레 국민 화 키웠다

등록 2008-05-02 21:43수정 2008-05-03 22:54

다음 ‘이 대통령 탄핵 서명’ 60만명
정부 인사 발언이 ‘불질’
대학생 은화리(21)씨는 2일 난생처음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평소 사회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은씨가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 나간 이유는 분명했다. 은씨는 “이건 당장 내 저녁식사와 관련되는 일상의 문제”라고 말했다. “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병 걸릴까봐 걱정하면서 먹게 되는 건 정말 아니라고 본다”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을 둘러싸고 민심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정부나 수입 반대를 주장했던 시민단체조차 예상하지 못한 격렬한 반응이다. ‘오늘보다 밝은 내일을 향하여’라고 문패를 달아놓은 이명박 대통령의 미니홈피는 누리꾼들의 방문이 폭주하면서 현재 폐쇄된 상태다. 미니홈피가 폐쇄된 뒤에도 2일 하루 동안 이 미니홈피의 초기화면엔 5만명이 넘게 다녀갔다. 성난 민심은 청와대 홈페이지도 ‘습격’했다. 자신을 임신부라고 소개한 이명곤씨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이런 나라에서는 아기 낳기가 무섭다. 언제 어떻게 걸릴지 모를 공포에서 우리 아기를 지킬 자신이 없다”고 글을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성이 난 이유를 이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미국 쇠고기 수입이 당장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산 불량식품 등으로 가뜩이나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과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정부 당국자들이 이를 풀어주기는커녕 화를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하면서 시민들의 노여움이 증폭됐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부터 불을 지폈다.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일본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과 관련해 “도시 근로자들은 질 좋은 고기를 값싸게 먹게 된다. 싫으면 안 사먹으면 된다”고 말해, 쇠고기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던 국민들을 허탈하게 했다. 이어 한-미 쇠고기 협상의 우리 쪽 수석 대표였던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도 22일 광우병 위험물질에 대해 “복어 독을 빼고 안심하고 마음껏 복을 먹는 것과 같다”고 말해 여론을 자극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1일 “광우병 논란은 부안 사태와 같다.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선동된 것”이라고 시민들의 불안감을 달래기보다는 책임 돌리기에 급급했다.

책임자들의 엉뚱한 발언에 화가 나 있던 민심을 폭발시킨 결정타가 4월29일 방영된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였다. 피디수첩은 광우병에 대해 ‘끓여 먹는다고 안전한 게 아니다’라는 내용을 방영했고, 누리꾼들이 뜨겁게 반응했다. 이 보도 이후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 요구 서명’에 누리꾼들이 봇물 터지듯 몰려들었다. 2일 현재 서명자가 60만명을 넘어섰고, 1일 하루에만 20만명 넘게 서명했다. 댓글도 25만개가 넘게 달렸다. 조능희 피디수첩 책임피디는 “방영 뒤 반응을 보고 광우병에 대해 국민들이 이만큼이나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돼 오히려 더 놀랐다”며 “오는 13일 안전성을 담보할 방법은 무엇인지 후속편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 [3일 현장 3신]“광우병 프랜들리, 부자 정책 너무 싫다”
▶ [2일 현장 3신]1만여명 합창 “광우병 소 수입 반대!”
▶ 2일 ‘이명박정부 불신’ 1만여명 ‘성난 촛불’
▶ 이명박 대통령 지지도 35%로 급락
▶ [사설]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광우병 공포’
▶ 반미선동이 아니라 ‘국민 건강’ 걱정이다!
수입 쇠고기는 ‘홍두깨’, 한우 둔갑 ‘주방장도 몰라’
▶ 미국산 쇠고기를 안 사먹으면 된다는 대통령께
▶ 정부, 설득 대신 되레 국민 화 키웠다
▶ [광우병 안정성 논란 뜯어보니] 원인물질 근육·혈액 등서도 검출
▶ 인기검색어 ‘탄핵’ 포털에서 금지어?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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