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주 매입 대가로 1억 챙겨
리먼브러더스 전직 이사 구속
리먼브러더스 전직 이사 구속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욱)는 4일 작전주를 대량으로 사준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로 송아무개(41·미국 국적) 전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 이사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외국계 유력 금융기관 전·현직 임원이 재직 중의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조사 결과, 송씨는 지난해 5월 주가조작 전문가 이아무개(49·구속)씨와 코스닥 등록업체인 유씨아이콜스 박아무개(39·구속) 회장한테서 작전주인 이 회사 주식을 1만주 이상 사달라는 ‘블랙 딜’ 부탁을 받았다. 앞서 이씨 등은 주가조작을 통해 주당 2450원이던 유씨아이콜스 주식을 2만5천원대까지 끌어올린 상태였다.
송씨는 이들한테서 1억원과, 고급 술집에서 수차례 접대를 받고 국내 증시 사정에 어두운 리먼브러더스 도쿄지점 펀드매니저에게 부탁해 이 회사 주식 25만주(55억1250만원어치)를 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작전세력은 외국의 유력 금융기관이 주식을 샀다며 장밋빛 정보를 퍼뜨려 주가를 더욱 끌어올리고 350여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후 주가조작이 드러나면서 유씨아이콜스 주식은 13일 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휴짓조각이 돼, 일반 투자자들은 2천억원대의 피해를 봤다.
송씨는 또 내연녀의 증권계좌를 이용해 47개 종목의 수백만주(95억3천만원어치)를 사고팔아 증권사 임원의 매매거래 제한을 위반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도 받고 있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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