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죽도 사고 시간대별 상황
충남도 ‘보령 참사’ 늑장 대응·거짓 해명
충남 보령시 죽도방파제 해난 사고에 대해 충남도가 사고가 난 지 2시간이 넘도록 이완구 충남지사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지사는 이런 사실을 보고받지 못한 채 사고 뒤에도 2시간 이상 골프를 치고 있었다.
충남도와 이완구 지사의 말을 종합하면, 충남도 소방안전본부는 4일 오후 12시41분에 사고가 난 뒤, 2시간이 더 지난 오후 2시55분에야 이 사실을 이 지사에게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도 소방안전본부는 4일 오후 12시41분께 119로 들어온 “죽도 근해에서 선박 전복하여 익수자 발생”이라는 최초 신고를 접수했다. 사태 파악에 나선 충남도는 오후 1시께 “사상사 다수 발생 예상”이라는 사실을 보고받았으며, 오후 1시20분에는 충남도의 소방헬기까지 출동시켰다. 또 1시30분께는 “5~10명이 대형 파도에 의해 바다로 떠내려 가는 상황”이라는 이번 사고의 핵심 내용을 파악해 소방청에 보고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충남도는 사고가 일어난 지 1시간40분이 지난 오후 2시24분에야 이 지사의 비서관에게 처음으로 이를 알렸다. 그러나 당시 이 지사는 도청이나 공관에 없었고, 김문규 도 의장 등 도 의원 3명과 충남 금산의 ㅇ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 결국 이 지사는 사고가 난 지 2시간14분이 지난 오후 2시55분에야 처으으로 이 보고를 받았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부터 도 의원 3명과 골프를 치기 시작해 오후 2시30분께 18홀을 모두 돈 뒤 샤워장에서 씻고 있던 참이었다. 이 지사는 “운전기사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달받은 직후인 오후 3시5분께 골프장을 떠나 바로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골프장을 출발한 이 지사는 사고 발생 4시간이 지난 4시40~50분께야 보령 현장에 도착했다.
또 지사에게 보고해야 하는 주체도 불분명한 상태였다. 충남도 상황실에서는 장석화 충남도 소방안전본부장에게 보고하면 본부장이 지사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장석화 본부장은 상황실에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가 오후 3시28분에야 처음으로 이 지사에게 이 사고를 보고했다.
김홍필 충남도 소방행정과장은 지사에게 보고가 2시간 이상 늦어진 데 대해 “지사께는 정리된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고 생각해 현장을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이 지사 비서실이 4일 밤 “이 지사가 골프를 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가 5일 이 지사가 “골프를 친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한 점도 떳떳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전/손규성 김기태 기자 sks219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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