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공천의혹 해명엔 무성의 `빈축'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 당선자는 9일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검찰이 국회의원직 사퇴를 강요했고, 개인적인 병명을 거론하며 수치심을 유발시키는 등 사건과는 무관하게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양 당선자는 이날 오후 친박연대 여의도 당사에서 모친인 김순애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으로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검사한테 받았다"면서 "개인적 지병에 대한 병원기록을 검찰에 제출하자 검사는 `이 병명에 대해 남편도 알고 있느냐', `이런 사실을 알렸어도 남편이 결혼했느냐'는 식으로 언급했고, 결국 다른 검사도 이 사실을 알게 돼 남편에게 이를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신혼부부로서 이혼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개인적으로 아픈 부분까지 언급하면서 수사하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병명에 대해 당 법률지원단 소속 인사는 "자궁 쪽에 일종의 암 수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수사관들이 돌아가면서 이에 대해 `애는 낳을 수 있느냐'는 등 모욕적인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양 당선자는 또 "수사관이 영장 실질심사를 기다리는 어머니에게 수갑을 채우면서 `한번 해보겠느냐'고 했고, 검사는 저에게 국회의원을 사퇴하라고도 했다"며 "이 때문에 언쟁이 있어서 검사와 수사관이 정식으로 사과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갈 수 있도록 부탁했는데, 단 한번도 병원에 갈 수 있게 해주지 않았다"면서 "새벽 2~3시에 귀가해 그 다음날 아침 10시에 또 조사받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순애씨는 "오픈된 계좌에다 돈을 냈는데 검찰은 그것을 대가성이라고 몰아세웠고 서 대표에게 돈을 줬다고 하면 가족 전체를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아무 관련이 없는 큰 동생과 사위를 조사한 것은 검찰이 공포 분위기로 몰아세우기 위한 강압수사"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담당 검사로부터 (양 당선자가) 사퇴할 것을 수십 번 강요당했다"면서 "조사 과정에서 녹음이 된 만큼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엄호성 법률지원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씨가 총선 기간 중 친박연대 지역구 출마후보 중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몇 분한테 계좌번호를 알아 후원금을 보냈는데, 검찰은 이것을 두고 공천대가 아니냐고 몰아붙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 당선자와 김씨는 `검찰 회유설'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주장을 일방적으로 언급한 뒤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떠 빈축을 샀다.
이들은 또 애초 2시에 예정됐던 기자회견장에 1시간 가까이 늦게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에 대해 홍사덕 비대위원장은 "김씨가 엄청난 공포감 때문에 갈팡질팡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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