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α]‘퍼나르고 파도타며’ 정보 힘붙여
“‘전자적 대중’ 밖으로 나와”
“‘전자적 대중’ 밖으로 나와”
인터넷 게시판과 메신저, 문자메시지는 누구나 사용하는 도구이지만, ‘2.0’세대인 10대들이 사용하면 더 빠르고 강력해진다.
인터넷 포털에 미국산 쇠고기 기사가 뜨면, 수백건의 댓글이 줄을 잇는다. 10대들이 댓글을 다는데는 필요한 시간은 1분이면 충분하다. 댓글이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어느새 논쟁이 진행된다. 고등학교 3학년 정아무개(18)군은 “관심있는 뉴스를 발견하면 댓글을 꼭 읽어본다”며 “반응을 읽다 보면 기사를 봐야할지 흐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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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 글이나 사진 등을 발견한 10대들은 이를 ‘독점’하지 않는다. 자신의 미니홈피와 블로그, 가입한 카페 게시판에 내용을 퍼나른다. 2008년 싸이월드 가입자는 2200만명, 이 가운데 대대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다. 이들은 평균 78명의 일촌을 두고, 5개의 클럽에서 활동하며, 79명의 메신저 대화상대를 두고 있다. 10대가 올리는 게시물은 이런 ‘디지털 인맥’을 타고 ‘일촌 파도타기’나 퍼가기를 통해 다시 전파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옮기는 이의 해석이 덧붙는다.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된 게시물은 ‘뇌송송 구멍탁’ 등의 구호로 변했고, 합성 사진과 만화로 인터넷을 달궜다. 지난 2007년 ‘김포외고 문제유출’ 사건도, ‘학원에서 문제를 나눠줬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중학생들이 카페에 글을 올리고 퍼나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10대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정보를 생산하기도 한다. 2007년 중랑구 ㅇ초등학교에서 화재 대피 훈련을 하던 학부모 3명이 크레인에서 떨어져 사망했는데, 모든 방송은 이 학교 4학년 여학생이 ‘재미삼아’ 찍었던 동영상을 받아 보도했다. 단국대 유흥림 교수팀의 지난해 연구결과를 보면, 휴대전화 사용자 1646명의 하루 평균 사용시간은 56분이었지만, 중학생이 110분, 고교생은 99분으로 직장인(44분)이나 주부(21분)의 사용량을 두배 이상 압도했다. 이재열 서울대 교수(사회학과)는 “이번 10대들의 움직임에 가장 큰 특징은 메시지의 급속한 확산이었다”며 “메신저와 게시판,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 정보를 나누는 ‘스몰 월드’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조대엽 고려대 교수(사회학과)도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전자적 대중’을 형성하고 있던 10대가 이번에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영상 박수진 피디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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