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면제 장·차관급 공직자
4급이상 공직자 병역공개…장관급 3명중 1명 ‘군대 안가’
새 정부의 장관급 공직자들이 세 명 중 한 명꼴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무청은 1일 이명박 정부의 장·차관급 공직자를 포함한 4급 이상 공직자와 직계비속 1428명(공직자 915명, 직계비속 513명)의 병역사항을 관보와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관보를 보면, 장관급 공직자의 경우 병역의무 이행 대상자 24명(여성 한 명 제외) 가운데 16명이 병역을 이행했고, 33.3%인 8명이 고령과 질병 등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차관급은 69명(여성 두 명 제외) 가운데 64명이 현역으로 복무해 면제율은 7.2%였다.
특히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 윤여표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등 세 명은 본인에 이어 아들도 병역 면제를 받은 ‘대물림 병역면제자’로 밝혀졌다. 정 장관의 경우 본인은 1974년 장기대기 중 소집면제를 받았고, 장남은 위절제술로 면제를 받았다. 전 위원장은 71년 체중미달로 면제를 받았고, 장남은 2003년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병적에서 제적됐다. 83년 생계곤란을 이유로 소집면제된 윤 청장은 차남이 2006년 병명이 공개되지 않은 질병을 이유로 병역 면제됐다.
또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성대경 위원장(장관급)은 73년 당시 나이 41살을 넘기며 병역의무가 종료되면서 면제 판정을 받았고, 이만의 환경부 장관도 생계곤란으로 입영을 연기한 데 이어 결국 장기 대기로 74년 병역이 면제된 것으로 나타나 병역기피 논란이 일고 있다.
장·차관급 공직자의 직계비속 가운데선 병역 이행 대상 98명의 11.2%인 11명이 면제를 받아, 참여정부 때의 면제율(9.5%)보다 1.7%포인트 높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장관급 공직자의 직계비속은 대상자 23명 중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의 차남,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장남 등 4명이 면제받아 면제율이 17.4%였다. 반면 차관급 직계비속은 10.2%(54명 중 5명), 청장급의 직계비속은 9.5%(21명 중 두 명)의 면제율을 보여, 아버지의 직급이 올라갈수록 자식의 병역 면제율도 덩달아 높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