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의사가 구입…후배 몸에서만 발견
지난달 27일 골프를 하러 가다 제2 중부고속도로 갓길에 세워둔 차량에서 고교 선배 김아무개(50·이비인후과 의사)씨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박아무개(48·골프의류 판매업)씨한테서 복어 독 성분인 테트로도톡신이 검출됐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29일 “박씨의 구토물과 위에서 테트로도톡신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서를 받았다”며 “이는 사건 현장에서 거둬들인 주사기와 주삿바늘, 캡슐, 홍삼드링크에서도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물질은 의사 김씨가 사건 사흘 전인 지난달 24일 중국 다롄의 약품취급회사 직원인 재중동포 박아무개(46)씨에게 500만원을 주고 사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2006년 말에도 중국동포 박씨한테서 “마취제와 진통제로 사용하겠다”며, 테트로도톡신 캡슐 1개(1㎖)를 30만∼40만원을 주고 샀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 가운데 박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독성 물질이 확인됐으나, 정작 이를 산 김씨의 주검에선 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김씨의 사인 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박씨가 어떤 경위로 맹독을 복용했는지도 의문이다. 테트로도톡신은 복어의 알과 내장에 들어 있으며, 단 1㎎만 먹어도 어른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맹독이다.
광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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