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옥
경찰 등 300명 ‘과잉 경화’
‘이화인상 행사’ 학생과 충돌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가 ‘제12회 자랑스런 이화인상’을 받기 위해 이화여대 참석개교 122돌 기념식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학생들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김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부터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자 경찰은 경호를 위해 행사장 주변에 의경 3개 중대 250여명과 사복 경찰 40여명을 배치했다. 행사가 시작된 뒤 이 대학 학생 100여명은 등록금 인하 등의 문제로 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행사장 진입을 시도했고, 경찰이 이를 막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영부인의 방문에 반대한다’는 펼침막 2개를 든 학생 4명이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학내 문제로 총장 면담을 요구한 것인데 대통령 부인이 참석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과잉대응을 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성추행을 당한 학생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며, 대통령 부인이 참석한 행사여서 국가원수급 경호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또 행사에 참석한 이아무개(20)씨는 “졸업에 필수인 채플 수업을 기념식으로 대체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대통령 부인이 참석해 수상한다는 사실은 들은 바가 없다”며 “마치 학생들이 수상을 축하하러 자발적으로 온 것처럼 비춰져 불쾌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화여대는 시상 이유를 “영부인께서는 밝고 건강한 내조의 리더십, 대기업 시이오와 국가원수를 잘 내조해 최고의 리더십으로 내조한 이화의 귀감이 돼, 선정위원회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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