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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욕설·소화기·곤봉…시위격화 유도하나

등록 2008-06-08 19:25수정 2008-06-09 00:05

물대포·군홧발 비난에 주춤했던 경찰 다시 강경진압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에 대한 경찰 대응이 또다시 폭력적 양상을 띠고 있다. 경찰은 강경 진압·연행으로 부상자가 잇따르자 그동안 해산 유도에 주력하다, 지난 6∼8일 거리시위에 공격적인 진압 행태를 보여 또다시 적잖은 부상자를 냈다.

8일 새벽 1시께 시위대 2만여명이 깃발을 앞세우고 서울 세종로에 늘어선 전경버스 차단벽으로 접근하자 버스 위에 올라와 있던 전경들이 시위대를 향해 욕설을 시작했다. 버스 위에 있던 전경들의 성적 농담이나 행동이 반복되자 시위대는 더욱 격앙됐고, 시위대 가운데 서너 명이 전경버스 위로 오르려고 시도했다. 이 가운데 한 30∼40대 남성이 전경버스 지붕 위로 올라가자 전경들은 이 남성의 머리와 허리를 방패로 때려 쓰러뜨린 뒤 버스 위에서 방패와 군홧발로 구타했다. 눈앞에서 벌어진 구타 행위를 목격한 시위대는 더욱 흥분했고, 전경버스 위로 오르거나 버스를 끌어내려는 시도를 반복했다. 전경들은 올라오는 시위대의 손등을 찍고, 소화기를 직접 시위대를 향해 분사했다.

이송범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시위대가 전경버스에 오르지 못하도록 버스 끝을 방패로 찍으면서 위협하는 장면이 손등을 찍었다는 오해를 산 것 같다”며 “폐쇄회로텔레비전에서 확인해보니 시위대의 허리를 안전하게 껴안는 장면은 있었지만 방패로 구타하는 장면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에는 전경의 시위대 구타 장면이 담긴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부장은 “패러디 사진도 나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으로는 진위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얼굴 찍힌 대원들의 수사는 사진을 (언론에서) 제공하면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새벽 3시께 전경버스 위쪽에서 진한 황토색 액체가 절반 정도 담겨 있는 1.5리터짜리 페트병이 시위대 쪽으로 날아들면서 충돌은 한층 격화됐다. 다행히 사람에 맞진 않았지만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오줌이다, 냄새가 난다”고 소리를 질렀다. 일부 시민들은 “이거 빨리 사진 찍어라”며 사진 기자를 찾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시민들이 오물을 준비했다는 첩보를 들은 바 있다. 경찰의 오물 투척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막판 해산 과정에서도 적잖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예전처럼 일렬로 나란히 서서 시위대를 인도 위로 밀어올리지 않고, 이날은 빠른 속도로 곤봉을 휘두르고 방패를 땅에 찍으면서 위협적으로 시위대를 몰아세웠다. 이 과정에서 이날 새벽 5시께 교보생명 빌딩 앞에서 중학생 최아무개(14)군이 전경이 휘두른 방패에 뒷머리가 찢기는 등 시민 20여명이 다쳤다고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작전상 이전과 달리 시위대에 가까이 접근하는 방법을 채택했다”며 “하지만 해산작전은 (평화적인) 밀어내기 식이었다”고 말했다.

하어영 송경화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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