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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삼성 변호인단 “사적 경제활동 왜 국가가 간섭하나?”

등록 2008-06-12 21:02수정 2008-06-12 22:52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12일 오후 첫 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며 법원 직원으로부터 검색을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법정에 선 뒤 1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섰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12일 오후 첫 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며 법원 직원으로부터 검색을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법정에 선 뒤 1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섰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삼성 변호인단 ‘무죄 주장’ 엉뚱논리
이건희 전 회장 재판 공소사실과 핵심 쟁점
이건희 전 회장 재판 공소사실과 핵심 쟁점
에버랜드 CB “주주들 이익 이전…회사 손해 무관”
차명계좌 비자금 “당시 관행…적극적 탈세의도 없어”
배임·탈세 부인…재판부, 기소 않은 의혹도 거론 눈길

이건희 회장의 주요 혐의는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와 삼성에스디에스(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아들 이재용씨에게 넘겨 두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수조원대의 자금을 차명계좌로 관리하며 주식매매 이득에 대한 세금을 포탈한 것이다. 주식소유 변동을 보고하지 않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배임과 조세포탈은 규모가 커 하나라도 유죄가 인정되면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이 회장 등은 가장 가벼운 죄목인 증권거래법 위반 행위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부인하고 있다. 12일 첫 공판에서 변호인들은 “사적 경제활동 영역에 국가가 관여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주요 혐의에 무죄를 주장했다. 에버랜드 사건의 핵심은 회장 비서실이 주도적 역할을 했는지 여부다. 삼성 쪽은 이 회장과 비서실의 개입을 부인하는 것은 물론, “회사 손익과 상관없는 주주들의 이익 이전 문제”라는 새로운 논리를 들고 나왔다. 조준형 변호사는 “기존 주주들의 부가 이재용씨 남매에게 이전됐을 뿐 회사의 손해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외거래 주가 등을 고려하면 훨씬 비싸게 발행해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데도 삼성 계열사들이 이재용씨한테 헐값에 전환사채 등을 넘겼다는 게 공소사실이고, 비슷한 사건에 유죄가 선고된 바 있다.

이학수 부회장도 법정에서 “개별 회사들이 사채 발행안을 수립해 그룹 비서실 내 재무팀과 협의하는 수준이었고, 비서실장이 실질적인 최고재무관리자(CFO)라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회장 등이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그를 비롯한 피고인들은 정작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전략인 셈이다.

에스디에스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과 차명계좌를 이용한 조세포탈 혐의를 놓고도 삼성 쪽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삼성 쪽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실제 가치는 특검이 제시한 주당 5만5천원보다 낮으며, 설령 적정하더라도 참고자료일 뿐 가격 결정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김승섭 변호사는 “차명계좌 보유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당시의 일상적인 관행이었다”며 “적극적 조세포탈 의도가 없으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재판부가 규명이 미진했던 의혹에 대해서까지 확인하겠다는 뜻을 보여 주목된다. 재판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특검이 기소하지 않은 중앙일보사를 비롯한 법인주주들의 실권 경위와 이재용씨의 전환사채 인수 자금원에 대한 증거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삼성 쪽이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받은 재산”이라고 밝힌 이 회장의 차명 주식에 대해서도 “최초로 차명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경위와 자금 출처, 차명 주식 보유 현황과 변동 내역 등을 제출하라”고 삼성 쪽에 요구했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삼성 특검을 돌아보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 계열사 비자금의 삼성 구조조정본부 유입 등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항들을 제시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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