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72) 전 대우그룹 회장이 연 12만원이라는 공짜나 다름없는 임대료로 사용해 온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23층을 비워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 전 회장은 1999년 2월 힐튼호텔의 A동 꼭대기층 전체(903㎡)를 2024년 2월까지 연 12만원에 쓰기로 당시 호텔을 소유한 대우개발과 계약했다. 대우개발 회장은 그의 아내 정희자(68)씨였다. 애초 임대기간 동안 매년 객실료 등을 5천만원 이상 써야 한다는 계약이었지만, 이마저도 호텔 매각 직전인 그해 10월 특별협약으로 삭제됐다. 그러나 그해 11월 이 호텔을 인수한 싱가포르계 업체 씨디엘호텔코리아 쪽은 “대우개발이 터무니없는 가격에 임대해 줬다”며 김 전 회장을 상대로 부동산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재판장 김흥준)는 “이 계약은 반사회적 법률행위이므로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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