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때 미군 소속 북파공작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첩보를 수집하기 위해 운영하던 ‘켈로부대’에서 일하다 중국 영해에서 붙잡힌 한국인이 지금도 살아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중국 랴오닝성 푸순에 사는 장근주(77)씨는 1951년 7월 미 극동군사령부 예하 13개 켈로부대 중 하나였던 ‘호염부대’에서 활동하다 이듬해 9월13일 중국 영해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동료 공작원 5명과 함께 첩보를 수집하던 중 중국 경비정과 어선에 발각돼 생포됐다.
안둥(지금의 단둥)으로 압송된 장씨는 중국 영해를 침범하고, 중국 어선에 총격을 가한 혐의로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14년 만인 1965년 10월9일 석방됐다. 1967년 조선족과 결혼한 그는 1992년 10월까지 푸순감옥 공장에서 목수로 일하며 삶을 이어왔다.
미 극동군사령부는 한국전쟁 당시 4만2천여명에 이르는 한국인 켈로부대원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아버지(사망)와 남동생(서울 거주)과 함께 황해도 초도에서 피란생활을 하던 중 1951년 7월 첩보부대에 들어가 평안북도 회도를 거점으로 첩보활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장씨는 2000년 5월 서울에 살고 있던 남동생과 연락이 닿았으나,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5년 전 신장암 판정을 받은 그는 “내가 북한에서 태어났지만 남쪽으로 피란을 가려고 했고, 한국을 위해 입대했던 만큼 죽기 전에 꼭 한국 국적을 회복해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연합뉴스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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