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절에 무단 훼손됐던 충남 예산 충의사현판이 26일 복원돼 내걸렸다.
이날 오전 7시께 설치된 새 현판은 가로 186㎝, 세로 83㎝ 크기로 검은 바탕에흰 글씨로 `충의사 1968년 무신년 4월 대통령 박정희'라고 적혀 있다.
이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윤봉길 의사 훙커우공원 의거 36주년 기념일인 1968년 4월29일 충의사 준공식에 참석해 쓴 친필을 이용해 그대로 복원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충의사 관리주체인 예산군 공공시설관리사업소는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슬그머니' 새 현판을 설치, 그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리사업소는 그동안 복원된 현판을 언제 내걸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체 입을 다문 채 다만 28일부터 시작되는 매헌문화제가 열리기 전까지는 설치하겠다며 두루뭉술하게 얼버무려왔다.
물론 제2, 제3의 현판철거 기도가 우려되기는 하지만 문화재위원회가 나름대로정당한 근거를 갖고 박 전 대통령의 친필로 복원토록 했고 어차피 새 현판은 공개될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몸을 사리는 정도가 심했다는 평가이다.
결국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 관리사업소의 태도로 국가지정 문화재(사적제229호)인 충의사의 이름표는 몰래 떼어졌다 몰래 다시 걸리는 비운의 역사를 갖게됐다.
이에 대해 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내걸기만 하면 다시 떼겠다는 이들이 줄서있는상황에서 극도로 조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입장을 이해해줄 것을 호소했다.
충의사 현판은 지난 3.1절 새벽 양모(46)씨에 의해 떼어져 세 동강났으며 양씨는 특수공용물건 손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13일 1심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예산/연합뉴스)
충의사 현판은 지난 3.1절 새벽 양모(46)씨에 의해 떼어져 세 동강났으며 양씨는 특수공용물건 손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13일 1심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예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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