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에서 기르던 실험용 원숭이 120여마리 가운데 99마리가 무더기로 죽은 사실이 26일 뒤늦게 밝혀졌다.
생명연은 이날 “20일 밤 11시50분께 대덕연구단지 일부 지역에 2시간여 동안 전기공급이 끊겨 자가발전기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사육실 온도센서가 고장나 실험용 원숭이들이 죽었다”고 밝혔다. 원숭이들은 열사병 증세를 보이다 21일 오전 모두 숨졌다. 연구원은 자가발전기가 가동되면서 순간적으로 발생한 과부하가 온도센서에 이상을 일으키면서 밀폐 공간인 사육실 온도가 섭씨 40도까지 과열된 뒤 고온이 지속돼 원숭이가 떼죽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죽은 원숭이들은 생명연과 다른 연구원 및 대학, 기업이 신약 및 신물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연구와 인간실험 전 동물임상 실험에 사용해왔다.
생명연 관계자는 “죽은 원숭이는 필리핀종 23마리와 마모셋종 76마리로, 이 가운데 50여마리는 이 연구원이 번식시켜 혈통과 체질 특성이 검증된 원숭이”라며 “이 사건으로 입은 직접 피해는 마리당 200만~300만원씩 모두 2억5천만원대”라고 말했다.
연구원 쪽은 국내의 신약개발 및 신물질 개발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인도네시아 영장류센터에서 실험용 원숭이 30여마리를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영국 및 중국 영장류센터에도 실험용 원숭이 분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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