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사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전대월 전 하이앤드 사장이 잠적한 지 20여일 만인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자진출두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검찰, 사례비등 유전의혹 조사…구속 검토 철도공사 유전사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26일 검찰에 자진 출석한 전대월(43) 하이앤드 대표를 상대로 러시아 유전사업을 추진한 배경과 정치권 연루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이날 밤 전씨를 25억여원의 수표를 부도낸 혐의(부정수표단속법 위반)로 긴급체포했다. 이 사건이 불거진 뒤 20여일 동안 잠적했다가 이날 검찰에 나온 전씨는 ‘러시아에서 이광재 의원과 통화를 한 사실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검찰 조사에서 사실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왕영용(49)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과 신광순(54) 철도공사 사장, 김세호(52) 건설교통부 차관 등 핵심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전씨를 상대로 지난해 6월 이 의원으로부터 허문석(71)씨를 소개받은 경위와 철도공사에 코리아크루드오일(KCO)의 지분을 넘겨주는 대가로 120억원의 사례비를 받기로 한 이유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전씨가 유전사업을 “이 의원이 밀고 있는 사업”으로 말한 이유 및 “사례비 120억원 가운데 60억원을 허씨에게 넘겨주기로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사건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날지는 불확실하다. 전씨와 함께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허씨가 인도네시아에서 잠적 중인 상태여서, 책임을 모두 허씨에게 미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전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권 개입 여부는 허씨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허씨의 귀국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허씨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전씨가 검찰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다 보면 허씨가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며 “이에 따라 허씨가 스스로 귀국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춘재 김태규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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