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다녀온 것으로 보이는 여고생이 집회 선전물 뒷면에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져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기 안양경찰서는 “지난 6일 새벽 0시3분께 안양시 안양2동 한 아파트 입구 화단에서 안양지역 고교 3학년 신아무개(18·의왕시 청계동) 양이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아파트 15~16층 사이 계단에 신양의 가방과 신발이 놓여 있는 점으로 미뤄 신양이 계단 창문을 통해 40m 아래로 뛰어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신양 집에서 8㎞ 가량 떨어져 있다.
신양의 가방에서는 비(B)5용지 크기의 붉은 색 표지로 된 촛불집회 선전물 뒷면에 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모두에게 고함! 하루종일 생각 많이 했음’으로 시작돼 ‘본능? 자기파괴 아니면 현실도피, 혹은 사회부적응이야’ 등의 내용과 본인의 성격을 자책하는 내용이 두서없이 쓰여져 있다. 또한 ‘시청가서 안국까지 걸었는데’라며 자신의 촛불집회 참석을 알리는 내용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도 담겨져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신양은 지난 5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같은 날 오후 7시30분께 한 친구를 찾아가 자신의 시계를 맡긴 뒤 별말 없이 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신양의 행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신양이 가정 형편이 어렵고 말수가 적었지만 비교적 공부를 잘하는 학생 이었다는 점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자살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안양/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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