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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부산지역 대학생 2700명 ‘다단계’에 속았다

등록 2005-04-27 19:18수정 2005-04-27 19:18

“월1천만원·해외연수”유인…
63억어치 팔게한 3명 영장

“친한 선배와 친구가 ‘어렵게 취직해봐야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버는데 여기서는 1년만 열심히 뛰면 사업 밑천을 건질 수 있다’고 권해 다단계판매에 뛰어들었지만, 알고 보니 그들도 다단계판매 조직에 속은 피해자였습니다.”

다단계판매에 빠져 1년 만에 1천만원이 넘는 빚과 그보다 더 많은 싸구려 상품을 떠안게 된 조아무개(23·부산 ㄷ대 3년)씨는 “질은 떨어지면서 값은 비싸 제품이 팔리지 않으니까, 다단계판매 교육장에서는 ‘일단 물건을 팔면 반품할 수 없도록 소비자가 직접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도록 하라’고 가르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경찰청 수사과는 27일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점을 이용해 부산지역 대학생과 대학 휴학생 2700여명에게 다단계 판매 방식으로 63억여원의 물건을 팔게 해 1억여원씩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다단계업체 비앤비(B&B) 대표 전아무개(39)씨 등 3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2천만~8천만원씩의 부당이득을 챙긴 홍아무개(29)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전씨 등은 2002년 3월 부산 금정구에 다단계업체를 차린 뒤 전체 6개 회원단계에서 판매 실적에 따라 1년 안에 5개 단계를 승급하면 월 1천만원의 수익과 국외연수를 보장한다며 부산지역 대학생들을 회원으로 모집했다. 그런 다음 이들에게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을 시중 판매가격의 3~7배에 팔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대학생 회원들에게 회원가입비 명목으로 280만원어치의 상품을 의무적으로 사도록 해 탈퇴를 어렵게 만들었다. 가입비를 마련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금융기관의 학자금 대출까지 알선해 돈을 받아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월 10만원의 수익도 올리지 못해 대출금 이자도 갚지 못했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떠맡은 물건 값을 갚으려고 아예 휴학을 하고 다단계판매에 매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피해 학생이 부산지역 20여개 대학 모두에 분포돼 있는 점으로 미뤄, 인근 울산과 경남 지역 대학생들도 피해를 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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