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과천청사 후문 쪽 주차장 분리대에 심어졌던 수령 20년의 튤립나무들이 밑동까지 베어진 모습. 과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과천 정부종합청사 후문쪽 주차장 분리대에 심어진 아름드리 나무 수십여그루가 청사관리소에 의해 밑둥까지 잘려나가, 논란이 일고 있다.
관리소쪽은 지난 주말인 23일·24일 청사 1동 재정경제부·법무부 건물 주차장에 심어진 목백합(튤립나무) 40여그루의 밑동을 잘라내고 흙으로 덮어뒀다. 이 나무들은 1982년 청사가 문을 열 당시 심어진 수령이 20여년된 나무들로 직경이 30~50㎝에 큰 것은 높이가 20여m에 달했다.
관리소쪽은 “목백합은 뿌리가 옆으로 뻗는 천근성으로 인적, 물적피해가 우려돼 왔다”면서 “일부는 뿌리가 썩어 언제 쓰러질 지 몰라 잘라내게 됐다”고 밝혔다. 관리소쪽은 지난달 25일 한 그루가 쓰러지며 차량을 덮쳐 뒷유리창이 박살나고 차 지붕이 내려앉아 350만여원을 배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아침 출근길에 수십그루의 나무들이 한순간에 잘려나가 ‘휑한 광경’을 목격하고는 아연실색하는 표정들이다. 이아무개씨는 “20여년된 정든 나무들이 한 순간에 잘려나가 몹시 허전하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일부 직원들은 “적어도 청사 주차장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의견수렴은 필요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관리소쪽은 뒤늦게 게시판에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관리소 관계자는 “현재 새로운 수종을 심을 것을 검토중”이라며 “뿌리의 발육상태가 나빠 다른 곳으로 이식도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하성봉 기자 sb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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