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난에 대학·기업 등 캠페인
헌혈 인구가 연간 10% 가량 감소하는 등 혈액 수급 불안이 만성화하는 가운데 금융권, 기업, 대학들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색적인 헌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15일 대한적십자사 혈액 수급 현황을 보면, 농축 적혈구와 농축 혈소판은 각각 적정 재고량인 일주일치와 사흘치를 모두 밑돌았다. 지난해 헌혈자는 203만명으로 2006년보다 22만명 줄었고, 올해 초엔 수술 현장에서 발을 구를 만큼 수급 상황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갖가지 헌혈 촉진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대구대는 ‘헌혈 학점제’를 운영하는데, 세 차례 이상 헌혈하면 1학점을 인정한다. 두 시간 헌혈 교육을 받고 직전 학기를 포함해 열 달 동안 헌혈 실적을 쌓으면 된다. 충남 논산 건양대는 헌혈 실적이 10차례를 넘기면 한 차례에 2만원씩 계산해 다음 학기 등록금을 20만여원 깎아 준다.
우리은행은 ‘사회봉사 채무감면 제도’로 헌혈을 장려한다. 500만원 이하 생계형 연체 채무가 있는 이가 헌혈을 한 차례 하면 30만원씩 연간 두 차례에 한해 빚을 덜어 준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헌혈자에게 우대금리 0.5%p를 주는 적금 상품을 운용한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헌혈 캠페인에 마케팅 기법을 가미해 지난달 닷새 동안 헌혈자 499명을 모았다. 적정 헌혈 주기가 두 달인 점에 착안해 대한적십자사와 손잡고 인근 지역에서 4월 이전 헌혈한 이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헌혈자 90%는 문자를 받은 고객들이었고, 이들에게 영화 초대권 등을 줬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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