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단속 피하려 ‘몰래 주차’도

등록 2008-07-15 21:54수정 2008-07-16 12:17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승용차 홀짝운행제가 처음 실시된 15일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 도로에 과천정부청사 출입증이 붙어 있는 짝수 번호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이곳에서 과천정부청사는 걸어서 5분 거리다. 작은 사진은 이 차에 붙어 있는 과천청사 차량 출입증. 과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승용차 홀짝운행제가 처음 실시된 15일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 도로에 과천정부청사 출입증이 붙어 있는 짝수 번호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이곳에서 과천정부청사는 걸어서 5분 거리다. 작은 사진은 이 차에 붙어 있는 과천청사 차량 출입증. 과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공공차량 홀짝제 첫날 표정
청사주변 공터·도로에 버젓이…“출장·야근 많은데” 불만
장관들 카풀 출근…서울시장 ‘지하철’ 전북지사 ‘자전거’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승용차 홀짝운행제가 15일부터 시작됐다. 차량 번호 끝자리가 짝수여서 이날 차를 끌고 나올 수 없는 공무원들은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카풀로 출근하는 등 홀짝제에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일률적인 홀짝제 적용으로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부작용이 만만하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공무원들도 적지 않았다.

정부 과천청사에서는 홀짝제 단속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주차장으로 활용하던 청사 바깥 빈 공터에 주차까지 이날부터 금지했다. 또 외곽 도로변의 주차 구역에도 줄을 쳐 주차를 하지 못하게 했고, 오후에는 아예 주차 구역을 표시한 흰선을 지우는 작업을 시작했다. 과천청사 외곽의 주차 구역들이 없어진 탓에 청사 안 주차장은 홀짝제 시행에도 평소처럼 거의 만원이었다. 정부 대전청사의 경우 평소 오전 8시30분이면 가득 차던 지하 2층 주차장(340여대 주차가능, 현재 절반은 공사 중)은 출근 시간이 지나도록 빈자리가 남아 있었다.

에너지절약 정책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이윤호 장관과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은 관용차량 번호가 홀수여서 이날은 승용차로 출근했지만, 앞으로 짝수 날은 자택 근처의 직원과 함께 카풀로 출퇴근하고 외부행사에는 업무용 차량을 이용하기로 했다. 다른 부처 장관들도 대체로 카풀을 활용해 출퇴근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관용차량 번호 끝자리가 짝수여서 종로구 혜화동 시장 공관에서 서소문 청사까지 지하철로 출근했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이날 자전거로 출근했다. 전북도는 “김 지사가 계속 자전거로 출근하지는 않고, 대부분 택시를 이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거리 출퇴근자, 출장과 야근이 잦은 근무자 등은 차량 홀짝제로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많다고 강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 실효성 없는 보여 주기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전북도의 경우 일부 홀짝제 적용 대상 직원들이 평소처럼 자가용을 몰고 나와 인근 식당의 공터나 이면 도로에 주차해 두기도 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공무원은 “거의 매일 야근을 하는데, 이제 이틀에 한번꼴로 2만5천원을 들여 택시를 타고 퇴근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비가 더 들게 생겼다”며 “업무차 국회에 가거나 출장갈 일이 많은 직원들은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아예 홀짝제 적용을 안 받는 경차를 구입한 경우도 있다. 과천 청사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외근이 잦아 차를 쓸 일이 많은 우리 부처 한 직원은 10년짜리 마티즈를 최근에 구입해 홀짝제 적용을 피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무원도 “버스를 타게 되면 출퇴근 시간이 두세 배 이상 걸려 많이 피곤하다”며 “현재 카풀을 하고 있는데, 왜 카풀차를 홀짝제 대상에서 빼주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국회가 열려 상임위 참석 등이 필요할 때는 업무용 차량을 실·국별로 배정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개인 승용차의 홀짝제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있었다


김수헌 기자, 전국종합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